내년 상반기까지 유해물질 방출 적은 자재 전면교체…PL은 E0급으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신세계 이마트가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가구를 친환경등급(E1) 제품으로 교체한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적은 자재로 만든 가구만 들여놓는 것으로, 원자재 공급은 동화기업이 맡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마트와 가구원자재 생산업체가 함께 '환경'을 강조하면서 국내 친환경가구 확산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신세계 및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판매중인 모든 가구를 친환경등급인 'E1'급 이상으로 바꾼다. 이미 이달 중순부터 일부 제품군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교체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자체브랜드(PL) 제품의 경우 이보다 한 단계 높은 'E0'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 등급은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PB)나 중밀도섬유판(MDF)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수준에 따른 것으로, 방출량이 많은 순으로 E2 부터 E1, E0, SE0까지 총 네 단계다. 통상 E1 이상 제품을 친환경등급으로 구분한다.
포름알데히드는 아토피나 각종 피부질환, 두통 등 새가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구매 후 1, 2년이 지나도 방출량이 크게 줄지 않는다.
국제암연구재단이 지정한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E는 배출을 뜻하는 'emission'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유해성이 입증됐지만 친환경 제품이 널리 쓰이지 않는 건 원가상승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술표준원이 별도 고시를 마련한 후 지난 7월부터 친환경 자재를 쓰지 않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업체에게 벌금을 물리는 식으로 제재하고 있다. 하지만 영세규모 가구업체 대다수는 여전히 E2급 제품을 이용해 싼 가구를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도 문제지만 관련 검사기준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데다 일선 현장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E2 제품 사용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합판보드협회가 집계한 국내 PB·MDF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E2제품 비중은 각각 73%, 86%가 넘는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상당수 국가에선 정부가 나서 관련규제를 마련했지만 국내에선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과 양재원 주무관은 "무리하게 규제안을 적용할 경우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는 일부 조건만 충족하면 관련 인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을 우선시하는 대형마트까지 친환경가구제품 도입에 적극 나섬으로써 국내 친환경원자재 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마트는 동화기업과 함께 관련 캠페인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마트 가정용품팀 조승환 바이어는 "이번 캠페인은 유통업체가 자발적으로 친환경상품 개발에 앞장선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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