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하나금융은 어제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오늘 영국 런던에서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하나금융은 이에 앞서 전자공시를 통해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4조7000억원 안팎)를 현금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7년'은 파란만장했다. 전문성없는 사모펀드에 은행을 넘겼다는 비판이 따랐고 이후 '먹튀'논란이 이어졌다. 국민은행 HSBC 등에 팔려던 시도는 헐값 논란에 휩싸이며 무산됐다. 실제 론스타는 이번 외환은행 경영권 매각으로 원금의 2배가 넘는 차액을 챙기게 됐다. 이미 지분 일부를 떼어내 처분하고 매년 배당금을 받아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을 대부분 회수한 때문이다.
외환은행이 국내 금융그룹의 품으로 돌아도는 시점에서 '론스타 외환은행'이 남긴 교훈은 역설적으로 '먹튀'논란을 부를 만큼 경영 실적이 뛰어나다는 데 있다. 론스타가 인수한 2003년 2138억원의 적자를 냈던 외환은행은 이후 6년 연속 흑자를 냈고, 지난해에만 9000억원에 이르는 순익을 올렸다.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89%로 국내 은행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금융전문가가 아닌 론스타가 거둔 이 같은 성과는 국내 다른 은행들의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정부의 간섭, 인사와 경영을 둘러싸고 빚어진 갈등 등과 대비를 이룬다.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오직 본업에 최선을 다 한 결과다. 론스타가 챙긴 막대한 투자수익은 그러한 뼈아픈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비싼 수업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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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사들이면 총자산 규모가 200조원에서 316조원으로 불어나 우리금융과 KB금융에 이어 국내 3위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신한은행을 포함한 '빅4 체제'로 재편돼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시대가 본격 열릴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어깨는 무겁다. 외환은행 인수가 몸집불리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가진 차별적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것이 금융권 혁신과 새판짜기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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