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대한민국 증시는 강했다. 남북간 포격전이 벌어지고 전사자가 발생한 직후 열린 증시에서 코스피시장은 초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심지어 같은 시간 열린 이웃 일본시장까지 급락하는 와중에도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줄였다. 60여년의 분단이 가져다 준 내성이 점차 강해졌다지만 예상을 깨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준 하루였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6포인트(0.15%) 하락한 1925.98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4억4526만주, 거래대금은 7조9652억원이었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8개 포함, 175개에 불과했지만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주들의 성적이 좋은 것이 지수를 방어했다. 내린 종목은 677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없었다.
시장을 받친 것은 국내 기관이었다. 4516억원을 순매수, 모처럼 시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연기금이 2105억원을 순매수했고, 투신도 1279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 대규모 순매도로 눈총을 샀던 국가·지차체 쪽도 1089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역 리스크 부각으로 이탈이 우려됐던 외국인은 다행히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189억원을 순매수하며 자리를 지켰다. 대신 개인의 이탈이 심했다. 개인은 579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팔자'세는 IT주에 집중됐다. 전기전자업종만 274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물량을 기관이 받았다. 기관은 IT주를 23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IT를 220억원 순매수, 보조를 맞췄다.
쌍끌이 매수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전고점을 뚫는 등 IT주들이 후반들어 대부분 플러스권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1만1000원(1.31%) 오른 85만1000원으로 마감됐고, 하이닉스는 400원(1.58%) 상승한 2만5750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제일모직도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차가 모처럼 강한 반등을 보이며 운송장비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5000원(2.86%) 오르며 18만원을 회복했다. 현대모비스도 소폭 올랐다. 덕분에 운송장비업종지수는 현대중공업(-2.51%) 등 조선주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소폭 상승했다.
외환은행 인수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7.30%, KB금융이 3.29%, 대구은행이 4.26% 하면서 금융업종지수도 플러스권으로 마감됐다. 증권주들은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이너스권을 탈출하지 못했지만 시가보다 종가가 높은 양봉을 그렸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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