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판매 본부장협의회 출범..영안모자 인수에 반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대우차판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영안모자를 선정하면서 대우차판매가 분개하고 있다. 영안모자는 대우버스의 최대주주다.
대우차판매는 산업은행의 발표 직후인 19일 본부장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회사 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는 것을 보면서 회사 중간간부들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히는 것과 함께 직원의 고용 안정을 추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차판매가 이처럼 산은의 결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영안모자에 인수될 경우 고용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안모자의 자회사인 대우버스는 버스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인데, 승용차처럼 판매 인원이 많이 필요 없다.
회사 관계자는 "차판매 인력이 약 650명 정도인데, 영안모자에 인수될 경우 이 가운데 10% 정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65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본부장협의회가 직원의 고용 안정을 들고 나온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대우차판매가 당초 원했던 우선협상대상자는 홍콩계 펀드인 아지아 파트너스였다. 아지아 파트너스는 100% 고용을 장담했다. 대우차판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대우차판매는 지난 9일 이 펀드를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곧바로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으나 채권단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이동호 사장은 사퇴하고 말았다.
산은은 초강수를 두고 있다. 대우차판매가 산은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산은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이번주 들어 채권단운영위원회를 통해 채권단내 6개 은행의 동의 여부를 구했는데, 서명을 받는 데만 당초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산은은 불과 3일만에 매듭지었다. 그만큼 대우차판매 문제를 빨리 끝내려는 속셈이었다.
산은과 대우차판매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아지아 파트너스도 발끈한 모양새다. 이미 대우차판매와 계약까지 맺었는데, 하루 아침에 계약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산은에 공식 항의 사한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대우차판매 직원들의 불안감도 크다. 내부적으로 산은파(派)와 아지아파트너스파 등 두 부류로 나뉘는 등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공정한 비준 절차도 없이 한쪽을 탈락시킬 수 없다"면서 "산은이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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