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그룹 도운 동양종금증권에도 의문 제기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 임철영 기자]현대증권 노조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백기사로 참여한 동양종금증권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 고 나섰다.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도울 만한 여력이 있겠냐는 주장이다.
19일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현대건설이 가지고 있는 위상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볼 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심사는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했어야 했다"며 "채권단이 비가격요소 중 가장 중요한 현대그룹의 자금지급 여력 및 자금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Natixis)은행의 실제 참여 여부와 함께 국내 전략적투자자(FI)로 참여한 동양종금증권의 자금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동양그룹은 모기업을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더구나 동양종금증권도 PF손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어 전혀 정상적인 투자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동양그룹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볼 때 이같은 투자는 이뤄져서는 안되며 과연 어떻게 리스크 심사를 통과했는지 여부도 의심스럽다"며 "금융감독원 등은 동양종금증권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측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노조의 주장은 입찰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
현대증권 고위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전은 국회의 청문회 보다 더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대그룹이 문제가 될 만한 일을 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아직 인수전이 최종 마무리되지 않았고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억측이 무성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도 비슷한 입장이다. 동양종금증권 IR관계자는 "현대증권 노조 측이 주장한 내용은 실제 사실과 다르다"며 "추측을 토대로 발표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출처에 대한 의문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에 동양종금증권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금액은 회사내부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를 담보로 구조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현대상선 주식과 컨테이너선을 담보로 7000억원을 대출하고 자기자본으로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그룹이 막판에 참여를 철회한 뒤 동양종금증권을 투자자로 확보했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 측은 이번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대상선 주요 주주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이 증자 참여를 거부할 경우 실권주를 총액인수키로 한 동양종금증권, 유진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동부증권이 최대 5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솔 기자 pinetree19@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