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9일 하루 종일 파행사태를 겪었다. 민주당이 검찰총장 출석을 요구하면서 오전 두 차례 정회 소동을 겪은 예결위는 오후 2시 속개됐지만 국무총리 불출석과 회의 진행 여부로 또 한 번 진통을 겪었다.
이주영 위원장이 오후 2시 정각에 맞춰 개의를 선언하고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부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종합 정책질의에서 나섰지만 어수선한 상황은 지속됐다. 의장석 단상 앞에 몰려나온 민주당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서갑원 의원은 "국무총리 불출석은 합의되지 않았다"며 산회를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 나선 국무위원들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어리둥절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난장판에 가까운 상황 속에서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이 두 번째로 질의에 나섰다. 정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지속되자 질의에 앞서 "한 가지 이야기를 하겠다"며 고비용 저효율의 국회상을 꼬집었다.
정 의원은 "지방에 내려가니 전에는 국회의원이 물에 떠내려가면 일반 국민을 건졌다. 국회의원은 물에 빠져 죽으라고 했다"며 "요새는 국회의원을 먼저 건진다. 물이 오염될까봐서라고 한다. 그게 국민들이 국회를 보는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런 국회에서 여야가 무슨 정치를 합니까"라며 "(단상에서) 내려오세요. 이게 무슨 국회야. 내려오세요"라고 민주당 의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주영 위원장은 정해걸 의원의 질의 이후에도 혼란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여야 간사간 협의를 이유로 정희를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헌법에서 12월 2일까지 중앙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라고 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그렇게 예산안 처리가 돼야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예산이 순차적으로 심의를 마쳐 내년도 예산집행이 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번만큼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여야가 고심했다"며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나. 아직도 가장 신뢰성 낮은 기관으로 국회를 본다"며 예산안 심의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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