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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BH와 전면전..손에 들린 '공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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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간 농성 돌입..22일 전국지역위원장회의 소집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최근 행보에 당 안팎에서 관심이 뜨겁다. 손 대표는 연일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유연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투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과 검찰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수사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더러운 손"이라는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강성 이미지로 자신을 재단장하려 애를 쓰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에 맞불작전을 펴듯 손 대표 공격에 나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손 대표는 청와대와 검찰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한 다음날인 18일에도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이번 사건(검찰의 청목회 수사)의 배경이 이명박 정권의 초대형 불법행위와 관련돼 있고, 이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현정권의 모든 불법적 민주주의 파괴를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특히 현 정권의 국정 난맥상 이면에 이 대통령과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이 맞물려 있다고 판단, 이들을 '어둠의 삼각권력'이라고 규정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껄끄러운 검찰보다 현 정권과의 전면전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손 대표는 '강온' 양면작전을 선택했다. 먼저 여론전에서 불리했던 청목회 수사에 적극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동시에 '100시간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청목회 문제를 털고 민간인 불법사찰ㆍ대포폰으로 긍정적인 여론을 등에 업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청목회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에 부정적인 여론이 과반을 넘어선 반면, 민간인 불법사찰ㆍ대포폰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은 70% 가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1야당 대표인 손 대표가 100시간 국회 농성 마지막 날인 22일까지 이 대통령의 국정조사 수용 요구를 촉구한 것은 현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예산국회 정면 중단에 따른 여론의 따가운 시각을 일부 덜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손 대표가 100시간 동안 국회에 머물기로 하면서 '민주당의 길을 성찰, 모색하고 이명박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은 국회 파행의 불가피함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현 정부에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100시간 농성이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차영 대변인은 "현 정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 다음날 100시간 농성, 그리고 22일 전국지역위원장회의 등은 단계적으로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지역위원장회의를 소집한 것은 주말까지 국정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선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정국 현안에서 다소 밀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강경발언을 앞세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언론이나 주요 정국이슈에서 당 대표보다 원내대표가 주목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차기 대선주자로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에서 벗어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자신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거센 정국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야당대표로서 민간인 불법사찰ㆍ대포폰 정국을 어떻게 돌파할지도 관심거리다. 100시간 농성에 들어간 손대표는 지금 이순간 위기의 시대를 돌파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공감의 시대'(저자-제레미 리프킨)를 탐독하고 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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