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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다언어융합과 전문교육으로 '돈키호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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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다언어융합과 전문교육으로 '돈키호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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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 이상미 기자]"지난 2007년 탈레반에 한국인이 납치됐을 때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과 함께 유명세를 치렀던 '썬글라스 맨' 아시죠? 한국외대 이란어과가 배출한 '돈키호테'죠."

지난 10일 만난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장병옥 소장(동양어대 이란어과 교수)은 외대가 길러낸 '돈키호테'의 얘기를 들려줬다. 80년대 초반 이란어과에 입학해 90년경 국가정보기관에 들어간 이 모 요원이다. 그는 단신으로 탈레반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인질 19명을 구출했다. '돈키호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외대가 길러내는 인재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돈키호테' 속 그 돈키호테와 같은 인재들이다. 돈키호테는 물정 모르고 풍차를 향해 돌격하는 그런 우스꽝스런 인물이 아니다. 자유의지 정신과 자기 스스로 흘린 땀으로 혈통과 명예를 만들어간다는 의식을 지닌 깨어있는 선각자의 다른 이름이다.

'유일하고 가장 뛰어난(Uniqe and Best)'을 모토로 이렇게 한국외대는 현재 전세계 주요 언어 가운데 총 45개의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국내 최고인 것은 물론이고 양적으로도 세계 3위 수준이다. 프랑스 이날코대(93개 언어), 러시아 무기모대(53개)의 뒤를 잇는다. 한국외대의 뒤를 중국 베이징외대(43개)와 미국 국방외국어대(25개)가 뒤따른다.


해외의 외국어 특화 대학들이 모두 국립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 상종가인 핀란드가 국가 경쟁력과 인적 경쟁력에서 곧잘 세계 1위로 꼽히는 이유도 외국어 교육시스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헬싱키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현재 한국외대가 배출한 동문은 모두 11만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1만명 가량의 돈키호테들이 해외에 거주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 '돈키호테'를 이용해 '돈키호테'를 키운다 = '돈키호테'를 길러내기 위해 외대는 우선 순위를 확실히 했다. 중요한 것부터 먼저 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어와 글로벌 문화교육'에 집중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직접 경험하라는 것이다.


신형욱 기획조정처장은 "대학가에서 유명한 '7+1'제도(대학 재학중 한 학기를 해외 대학에서 의무 수학하는 제도) 등을 통해 학생들을 밖으로 내보내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학기를 외국에서 공부하면 한 학기 등록금을 고스란히 학생들이 돌려받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으며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는 "강의실에서 외국어 학습의 기회를 갖는 자체는 이제 부족할 게 전혀 없다"면서 "직접 나가서 경험하고 돌아오라는 것이 외대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미국 연수시절 노트북이 고장 나 서비스 센터 직원과 한 시간 가량 얘기하는 상황을 직접 겪으면서 실질적인 영어 구사력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외대 재학생의 30%가량이 '7+1'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물론 상당수의 외대생들은 자비를 들여 어학 연수를 다녀오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 측으로서는 못내 미안하다. 신 처장은 "재정이 문제지만 마음 같아서는 모든 학생이 '7+1'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학점이 3.0만 넘으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방법도 있다. 외대 자체를 '글로벌 캠퍼스'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외대는 외국인 교수와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30%를 넘는다. 장기적으로는 모두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무 능력을 함께 기른다는 점에서 해외 인턴십도 효과가 크다.


외교통상부 협약 인턴, KOTRA 인턴십 등은 모두 외대가 처음 시작한 제도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대학들도 함께 참여하게 됐다. 외대만의 전유물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다. 외대가 길러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돈키호테'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해외 1만여 명의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대만을 위한 '해외 인턴십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면 대통령보다 더 극진하게 외대 총장을 영접한다는 바로 그 '돈키호테 동문'들을 이용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외대는 이 '동문기업 인턴십'을 내년부터 100명 안팎 규모로 시작할 계획이다.


◆ 언어융합에 '시너지' 효과 활용해야 진짜 돈키호테 = 그런데 단순히 외국어 능력만을 가지고 '돈키호테'를 길러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는 박영복 법학전문대학원장이 해답을 내놨다. 그는 외국어ㆍ국제 감각과 결합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10년 후 중동의 석유기업과 우리 기업이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할 때 우리나라 법률전문가가 능력을 발휘한다면 그 사람은 바로 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일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 교육에 더해 외국어 교육을 특화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법조인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방향 설정이다. 법전원의 경우 국내 법률가, 국제관계 전문 법률가, 국제 지역전문 법률가까지 염두에 두고 교육 과정을 편성해 총 90학점 가운데 15학점은 국제지역 대학원과 통번역 대학원에서 함께 이수하도록 했다.


이를 대학 전체로 확대해 본다면 외대의 비전은 결국 다언어 융합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언어의 장벽 없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외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인재상이다.


이를 위해 외대는 앞으로 입학사정관제 전형 등을 충분히 활용해 외국어 소양을 이미 갖추고 있는 인재를 선발해 하나 이상의 언어를 더 가르치고 정치, 경제, 경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대는 복수전공과 2개 언어 인증을 이미 의무화했다.


◆ 다언어학과 전략으로 '돈키호테'를 양산한다 = 사실 외대의 다언어학과 전략은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악수(惡手)라고 볼 수도 있다.


외대 법전원에 개설된 중남미법 등과 같은 과목의 경우 단 2명이 수강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대학들은 수강 인원이 10~20명에 못 미치면 폐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1년 반 전에 신설된 몽골어과는 현재 재학생 30명 가량에 전임 교수가 3명이다.


대학 관계자는 학과를 개설하면 소규모 학과를 기준으로 연간 5억원 가량은 필요한데 입학 정원이 작아 손익을 맞출 수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대학 관계자들은 오히려 '단 한명이라도 길러낼 수 있으면 그게 어디냐'는 말을 했다.


박 법전원장은 "3년에 한 명만 중동 전문 법률가를 길러내도 대성공"이라며 "10년 후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유일무이한 인재를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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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획조정처장 역시 "1954년 외대가 영어과, 불어과, 중국어과, 독일어과, 러시아어과로 문을 열 때부터 어학 교육에 매진하고 전 세계로 뻗어나갈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며 "돈키호테처럼 남다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언어를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판단 아래 외대는 앞으로 교육 언어를 6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11년 캄보디아어ㆍ미얀마어ㆍ라오스어 학과를 개설하고 2012년에는 벵갈어ㆍ마케도니아어ㆍ알바니아어, 2013년 리투아니아어ㆍ에스토니아어ㆍ라트비아어 등의 학과를 개설하는 것이 외대의 목표다.




김도형 기자 kuerten@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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