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1일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대규모 도심 집회가 경찰과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그동안 G20 정상회의 개최지에서 열린 노동ㆍ환경 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과격ㆍ폭력 양상과 흐른 것과는 달리 이번 집회는 평화로운 집회였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그동안 G20 정상회의 개최지 마다 폭력 ·과격시위는 빠지지 않고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2차 G20 회의에서는 경찰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같은 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개막한 제3차 G20 정상회의 때도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맞붙었고 진압 과정에서 최루탄과 지향성음향장비(음향대포)까지 등장했다.
반면, 이번 서울G20 첫 날인 11일에 열린 ‘안티 G20' 집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시위 참가자들이 서울역에서 3시간 집회 후 1.5km 거리 행진을 하고 남영역 삼거리에서 마무리했다. 집회 자체도 예상 시간보다 일찍 끝났고 연행된 사람도 없었다.
경찰이 과격시위에 대비해 특별 제작한 차벽(車壁) 설치차량인 '방패차‘도 선을 보였지만 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캐나다인 제시카(27)씨는 “G20 반대 시위가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어서 기쁘다”면서 “여성, 노동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번 시위를 통해서 G20에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G20대응민중행동' 관계자는 “집회나 행진은 G20회의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표현의 수단 일뿐”라고 강조하면서 ”중요한 것은 경찰과 충돌 여부가 아니라 우리의 의사 표현을 얼마나 잘했느냐 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유럽이나 북미가 아닌 한국에서 행사가 열려 과격 시위를 주도해온 외국인이 대거 입국하지 못했고, 황사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등 외부 활동 여건이 안 좋았던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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