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우리사주와 자사주 매각으로 인한 주가 변동을 막기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SK C&C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 물량이 시장에 출회된다. SK C&C가 지난해 상장하면서 직원들에게 배정한 우리사주가 직원 각자의 증권계좌로 이체된 것이다.
문제는 이 물량이 주가를 압박할 만큼 상당하다는 점이다. 전체 발행주식수의 7.2%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정도 물량이면 주가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이는 유통물량이 한정되는 이 회사의 지분구조에 기인한다.
SK그룹의 실질적 지배회사인 SK C&C는 최대주주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4.5%나 되는 지분을 보유중이다. 여동생인 최기원씨도 지분 10.5%를 갖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지분 4.1%를 보유 중이다. 그나마 얼마전 SKT가 4.9%의 지분을 쿠웨이트 정부에 매각하며 최대주주측 지분이 다소 줄은 상황이다.
결국 64.9%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주식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쿠웨이트 정부를 제외한 외국인 지분이 9%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이물량을 추가하면 약 73%의 물량이 잠기게 된다. 안그래도 유통 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직원들이 보유한 7.2%의 지분이 대거 출회되면 주가가 흔들리기 쉬운 상황이다.
게다가 직원들의 주식 매입가가 3만원에 불과해 지난 10일 종가 9만2700원과 비교하면 20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어 차익 실현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회사측은 2442억원을 들여 자사주 250만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전체 발행물량의 5%다. 회사측은 이미 지난 8일 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해 25만주 가량을 매수했다. 직원들의 주식 매도가 시작되는 11일에는 25만주나 되는 자사주를 사들이기 위해 주문을 내놓은 상태다. 자사주 매입 효과는 크다.
지난 9일에는 자사주 매입 물량이 전체 거래량의 41%에 달했을 정도다. 9만원선이 위협받던 주가도 상승했다. 11일에도 자사주 매입 증권사인 SK증권이 매수 창구 1위로 올라서며 주가를 방어했다. 아울러 직원들을 상대로 사내 IR을 실시하는 등 우리사주 물량의 시장 출회를 막기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SK C&C 측은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주가 관리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며 향후 매각 예정인 SK텔레콤 보유지분도 블록딜 등의 형태로 시장에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 나우콤도 자사주 3.4%를 최대주주에게 매각하며 주가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 부문과 보안부문의 사업 분할을 앞둔 상황에서 자사주의 장내매각에 따른 주가부담을 최소화하고 향후 경영구도개편과 관련된 안정적 지분 확보 차원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앞서 나우콤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이유로 발행주식의 3.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넘겨줬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