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양적완화로 인한 급등 피로감에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일부 기업들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융주와 소비재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09포인트(0.53%) 하락한 1만1346.7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9.85포인트(0.81%) 내린 1213.40에, 나스닥지수는 17.07포인트(0.66%) 떨어진 2562.98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소비재주 하락 주도= 금융주와 소비재주가 약세를 보이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연준의 2차 양적완화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입을 타격을 우려해 투자자들이 금융주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7% 하락했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는 각각 3.4%, 3.5% 떨어졌다.
헤네시 어드바이저의 프랭크 인가라 펀드매니저는 "금융업체들은 2차 양적완화로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소문에 사고 소식에 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금융시스템이 안정됐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많을 일을 했지만 만약 2차 양적완화가 이를 확실히 하지 못한다면 불안감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제품 가공업체 딘푸드는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미치면서 17% 폭락했다. 딘푸드는 유지방 가격 상승에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올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한 2430만달러(주당 1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21센트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푸즈도 1.8% 동반 하락했다.
◆일부 기업 호재 빛 바래= 프라이스라인 닷컴 등 일부 기업들이 실적개선 및 인수합병 소식에 강세를 보였으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호텔 예약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 닷컴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 전망을 내놓으며 8.1% 급등했다. 프라이스라인 닷컴은 올 4분기에 주당 3.06달러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68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며 호텔 예약과 국제선 이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포털업체 야후는 사모펀드 업체 KKR이 야후 인수에 참여할 것이란 보도에 2.6% 올랐다. 아틀라스에너지는 셰브런이 32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무려 34% 치솟았다.
MFC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메지니먼트의 크리스 헨센 펀드매니저는 "많은 부문에서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며 내년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인수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올해 말까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기업 경기전망 개선= 미국의 10월 소기업 경기전망이 5개월래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경기가 개선되면서 소기업들의 자신감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자영업자연맹(NFIB)이 발표한 10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91.7을 기록해 전월의 89에서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90을 웃도는 결과다.
한편 9월 도매재고는 전월 대비 1.5%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 0.7%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미국의 9월 도매재고는 9개월째 증가했다. 기업들이 연말 쇼핑시즌에 대비해 재고를 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유가 하락= 이날 달러는 유로와 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현지시간 오후 4시15분 현재 유로·달러는 1.3777달러에 거래되며 전일의 1.3920달러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80엔선에 거래되던 달러·엔 환율도 81엔선으로 상승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4센트(0.4%) 내린 배럴당 86.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전일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은 달러 강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NYMEX에서 금 12월물은 전장 대비 온스당 6.9달러(0.49%) 오른 141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4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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