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전병성 기상청장은 요즘 수시로 하늘과 '소통'한다. 여러 부처에서 두루 관료 경험을 쌓아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지만' 하늘 표정'은 아무리봐도 모르겠다는 것이 전 청장의 얘기다.
경제기획원과 건설교통부 등 주요 경제부처를 거쳤으며 환경부에 와서는 수질보전국장, 자연보전국장을 지낸 뒤 정부 환경정책을 총괄하는 환경전략실장을 역임했다. 그후 대통령 사회정책 수석실 환경비서관을 거쳐 기상청 일을 관장하고 있다.
전 청장이 지난해 1월에 취임하면서 기상청의 아침 풍경이 달라졌다. 전 청장은 매일 아침 7시 50분에 열리는 기상예보 화상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40분 정도 진행되는 오전회의에는 66곳에 달하는 전국 기상관서를 화상으로 연결해 날씨 동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하늘의 뜻을 읽는다. 원래 예보국장이 주재하던 회의였지만, 기관장인 기상청장이 직접 참석하면서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 청장의 지론은 '정확한 예보는 자신감과 열정에서 나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일 잘 하는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이달의 기상인상' 제도도 만들었다. 그는 환경부시절 부터 아이디어 맨으로 통했다.
전 청장의 트레이드마크는 격의없는 스킨십 경영이다. 그는 '소맥 데이'를 정해 직원들에게 기(氣)와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본청직원 400여명을 포함해 전체 기상청 직원 1300여명을 일일이 챙기겠다는 것이 그의 모토다. 그는 국별로 직원들과 미팅을 갖고 기상에 관한 의견을 나누거나 친목을 다질 때 소주와 맥주를 합친 폭탄주를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기분이 좋을때는 부하 직원들과 격의없이 노래방을 함께 갈 정도로 소탈하다.
한 직원은 "지난 9월 추석 전날, 빗나간 오보로 직원들이 패배주의에 빠져있을 때 청장께서 직접 나서 직원들을 독려하며 지난 일 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격려하자 청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 청장의 스킨십 경영 덕분인지 기상청이 자체 평가한 작년 예보 정확도는 92%에 달해 선진국 수준을 능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상청 예보에 대한 국민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상반기 82%의 만족률을 보임으로써 과거 70%대에 머물던 수준을 성큼 뛰어넘었다. 이 수치야말로 대통령실환경비서관에서 기상청장으로 변신한 전 청장이 지난 1년10개월간 쌓은 실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전병성 기상청장의 프로필
▲1955년 충남 예산 출생 ▲영등포 고등학교 ▲건국대 법학과 ▲서울대 도시계획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건국대 법학박사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국토해양부(전 건설교통부) 수자원국장 ▲환경부 수질보전국장ㆍ국제협력관ㆍ공보관ㆍ환경전략실장 등 역임 ▲2008년7월~2009년1월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2009년 1월 ~ 현재 기상청장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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