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영국의 한 사내가 잠 자는 여성에게 성폭력을 휘둘러 기소됐지만 이른바 ‘수면섹스’(sexsomnia) 환자임이 확인돼 풀려났다고.
29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런던에서 주택 수리공으로 일하는 대런 그린우드(33)는 21세 여성을 성적으로 공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자신은 전혀 기억나지 않으며 수면 중 일어난 일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그가 전형적인 수면섹스 환자임을 확인해줬다. 배심원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모든 혐의는 무죄로 판결 났다.
잠에서 깨어나면 수면 중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해내지 못하는 수면섹스란 몽유병보다 한 단계 심화한 일종의 수면장애다.
수면 중 애무부터 성교까지 온갖 성행위에 몰두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깨어난 뒤 기억하지도 못한다.
수면섹스는 일반적인 성행위 꿈과 매우 다르다. 꿈은 REM 수면 단계(뇌파 모양이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며 신속한 안구 운동이 관찰되는 단계)에서 꾸게 되며 이때 신체는 마비 상태다.
반면 수면섹스는 부분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돼 신체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러나 고차원적인 추론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폐쇄되고 운동·식사·성행위 같은 원시적 기능을 관장하는 부위만 계속 활동한다.
그린우드는 지난해 2월 어느날 밤 한 여성을 만났다. 집으로 초청한 친구들과 함께 찾아온 여성이었다.
늦은 밤 친구들이 돌아간 뒤 이 여성은 집으로 돌아가기 무서우니 하룻밤 자고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해서 그린우드가 소파에서, 이 여성이 그의 침대에서 자게 된 것이다.
그의 기억 속에는 여성에게 “잘 자라”고 말한 것까지 남아 있었다. 그가 잠에서 깨어난 것은 오전 11시.
하지만 문제의 여성이 자다 깨어보니 그린우드가 자기 옆에 누워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것. 이렇게 해서 그는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수면섹스로 고통 받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공식 통계는 전혀 없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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