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매물로 나왔던 해태음료가 결국 LG생활건강의 품에 안겼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국내 음료시장 판도 변화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업계 2위인 코카콜라음료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LG생활건강이 3위인 해태음료를 인수함에 따라 국내 음료시장이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과의 양강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9일 음료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태음료 주식 1882만8000주(100%)를 취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분 인수가격은 1만원이며 취득예정일의 해태음료 순차입금은 1230억원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태음료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 생산, 물류 등의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음료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차석용 사장이 직접 앞장 서 진두지휘하며 각종 M&A 사업을 이끌어 왔다.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부임한 후 그는 2007년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해 인수 일 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올 초 세계 최대 유제품 회사인 '다농'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화장품업계 3위인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며 'M&A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핵심사업군을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등 3개 범주로 나누고 아직 열세인 음료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인수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들어 3월에는 비탄산음료 생산 전문업체인 한국음료의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9월 초 파스퇴르유업의 인수협상이 결렬됐지만 음료업계 3위인 해태음료를 품에 안는데 결국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음료시장은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의 양강 구도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1조2217억원으로 국내 음료시장에서 5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기업이며,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6045억원 매출에 25%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3위인 해태음료는 2601억원의 매출로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위와 5위는 웅진식품과 동아오츠카로 각각 1750억원, 1632억원의 매출로 8~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위와 3위의 결합은 1위와의 차이를 줄이고 나머지 하위 업체와의 차이를 더욱 크게 해 조만간 국내 음료시장에서 두 업체의 한판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통해 냉장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돼 냉장주스, 냉장커피는 물론 유제품 등의 영역에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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