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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환율 다루는 경주회의 '2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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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경주=박연미 기자] "optimistic!(낙관적이다)"


21일 경주에서 만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전망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윤 장관의 말에는 회의 결과를 내다보는 전망과 동시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이 담겨있다. 액면 그대로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외교적 수사(修辭)인 셈이다.

윤장관은 이어 "국제회의란 상대방이 있어 회의 전 논의할 내용 등을 언급하는 것은 경망스러운 일이 되고, 국익에도 좋지 않다"며 질문 세례를 피해갔다. G20 의장국 재무장관으로 이번 회의를 이끌 윤 장관이 커뮤니케(성명)를 발표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말은 현실적으로 이같은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마당에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G20 정상회의때까지 환율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복안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체적으로 볼때 결코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는 환율전쟁과 이번 회의 전망을 묶어 갖가지 추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지분) 증액을 보장받는 대가로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는 이른바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거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환율 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G2(미국과 중국)가 이미 한 발 씩 물러나 환율전쟁이 전기(轉機)를 맞은 데다 쿼터 이전은 이미 원론적 합의가 끝난 상황이어서 빅딜의 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이 지난 9월 이후 위안화 절상에 속도를 낸 점을 인정한다. 이런 과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미국 정부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하반기 환율정책보고서 발표를 중간선거(11.2)와 서울 G20 정상회의 뒤로 미뤘다.


같은 날 중국은 17차 당 중앙위 5차 전체회의에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틀고 내수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이 내심 바라던 일이다. 중국은 이어 19일에는 2년 10개월만에 전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 조치로 중국은 과열 양상의 경기를 식히면서 자연스럽게 위안화 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유화(宥和)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시선을 모으는 대안은 후자가 유력하다. 21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G20이 경상수지 조정으로 환율 갈등의 해법을 찾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G20 회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를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식의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런 구상이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거스른다는 점이다. 당장 재정부와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내에서도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 발생하는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그를 위한 목표치를 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재정부와 G20준비위는 앞서 공식 반박자료를 내고 "의장국으로서 이런 내용을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재정부와 G20준비위 고위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라도 이런 구상을 꺼내놓은 일은 없었다"며 "이는 미국이 원하는 합의방식일 수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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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다만 "환율 갈등 장기화를 막기 위해 아주 느슨한 수준의 합의 문구가 23일 발표할 커뮤니케(성명)에 포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했다. '일정 수준 이상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내수 확충에 힘쓰고, 반대의 경우 저축률을 높이도록 노력한다' 정도가 예상 가능한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회의 이틀째인 23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 즉 G20 프레임워크를 논의하는 3세션에서 세계 무역 불균형 (글로벌 임밸런스)의 해법으로 이런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얘기다.


한편 AFP 통신은 21일 "경주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각 국이 자국 통화에 대한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는 초안을 인용해 "G20 국가들이 이번 주말 중 세계 통화전쟁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로 보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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