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지금 심정은 울 것 같은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2의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감독으로 유명했다. 선수들을 철저하게 통제하며 SK를 ‘감독의 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올시즌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선수들은 자발적인 노력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맡긴 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부족한 줄 알았는데 모두가 컨디션 조절을 잘 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잠시 흔들렸던 김광현에 대해서는 “포스트시즌 준비를 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LG 감독이었던 지난 2002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역전패해 준우승에 그친 김 감독은 “그 때의 기억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에게 약한 편이었는데 이기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 심정은 울 것 같은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며 “울 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들이 차분하게 잘 해줬고, 상대가 위축되는 것을 느꼈다”며 “이렇게 우승하게 될줄 몰랐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