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적 감각 글로벌 자원투자 '아이언맨'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러시아 2위 철강업체 세베르스탈(Severstal)을 이끌고 있는 40대 젊은 기업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Alexey Mordashovㆍ44) 회장은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 통한다.
매년 전세계 부자들의 순위를 매기는 포브스에 따르면 모르다쇼프 회장은 올해 기준 10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 부자 순위 70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철강가격이 하락하면서 세베르스탈의 주가도 추락, 재산 규모가 43억달러로 축소됐지만 모르다쇼프 회장은 최근 시장환경이 개선되면서 다시 한숨을 돌리고 있다. 금융위기로 글로벌 시장이 타격을 받기 전인 2008년 모르다쇼프 회장의 재산 가치는 212억 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모르다쇼프 회장이 러시아 억만장자로 지난 2003년부터 포브스 선정 전 세계 부자 순위에 빠지지 않고 랭크될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단행된 투자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가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때는 2006년 세계2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인수를 추진하면서부터다. 비록 당시 1위 철강업체였던 미탈스틸이 아르셀로를 인수하면서 세베르스탈은 세계 1위 철강업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대신 1억7500만달러의 위약금을 받게 됐다.
최근 그는 '탱크(The Tank)' '강철 인간(Iron man)' 등 별명 대로 공격적 투자를 통한 세베르스탈의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베르스탈의 최근 행보는 철강 제조뿐 아니라 철광석, 기초금속, 석탄, 금 등이 매장돼 있는 아프리카 광산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베르스탈은 지난 5월 아프리카 콩고와 가봉 광산개발 사업권을 가진 코어마이닝(Core Mining) 지분 16.5%을 인수한데 이어 이달 초 기니에 사업권을 갖고 있는 크류 골드(Crew Gold)의 지분 93.4%도 인수했다.
모르다쇼프 회장은 세베르스탈의 금 사업부문의 외형 확대를 위해 런던증시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안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세베르스탈을 이끄는 기업인으로서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르다쇼프 회장은 러시아의 정치-경제-언론을 두루 장악해온 과두(寡頭)지배세력으로서 산업ㆍ금융재벌을 의미하는 '올리가르히'로 불린다.
1965년 세베르스탈의 본거지인 체레포베츠시(Cherepovets)에서 태어난 그는 레닌그라드 공학ㆍ경제학연구소를 졸업했다. 출신은 평범했지만 1988년 세베르스탈의 이코노미스트, 1998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1996년 31세의 나이에 세베르스탈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면서 정부와 돈독한 유대를 맺었다.
모르다쇼프 회장은 2004년 대선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회복과 함께 철강산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세베르스탈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S&P는 지난 13일 세베르스탈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일찌감치 금 같은 귀금속에 투자한 덕에 최근 금 값 상승에 따른 쏠쏠한 재미도 즐기고 있다. 지난 8월 지분 70.4%를 인수한 캐나다 금광업체 하이리버골드마인 주가는 8월 0.8캐나다달러에 거래되다가 현재 50% 가량 뛴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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