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적진에서 2연패를 당한 삼성. 하지만 희망을 발견하고 대구행 버스에 올랐다.
삼성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이틀 연속으로 상대 중간계투진에 봉쇄당하며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격을 노리게 됐다.
선동열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로 차우찬을 내세웠다.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3승 1패 평균자책점 1.19로 강했던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차우찬이 5이닝 정도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적장 김성근 감독도 차우찬을 경계했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만약 상대 엔트리에서 한 명을 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차우찬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차우찬은 경기 초반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2회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4회 최정에게 투런포를 맞았지만 5회 2사 1,2루의 위기를 넘기며 역투했다.
하지만 그는 6회 최정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줘 3점째를 허용했다. 단 한명에게 당했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5⅓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차우찬이 소화한 5⅓이닝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팀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이었던 배영수가 5이닝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플레이오프 5경기와 한국시리즈 2경기를 통틀어 선발투수가 5회를 넘긴 게 두 번에 불과할 정도로 마운드가 취약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안지만도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권혁이 박경완에게 솔로포를 맞았지만, 뒤를 이은 정인욱은 ⅔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이날 삼성 투수진은 4점을 내줬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의 경기당 실점 가운데 가장 적었다. 지난 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에 내준 4점과 같았다. 두 경기 모두 패했지만 상대 타선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
또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친 탓에 체력소모가 심했던 불펜진의 출혈을 최소화했다. 이날 등판하지 않은 정현욱, 권오준 등은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이동일인 17일까지 이틀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3점차로 아쉽게 패한 삼성은 SK 타선을 5점 이내로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안정된 투수진을 앞세워 안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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