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돌부처’ 오승환은 붕괴된 삼성 불펜의 파랑새가 될 수 있을까.
삼성 선동열 감독은 14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 데이에서 최근 엔트리에 포함시킨 오승환의 활용 여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어제(13일) 몸 상태를 보고 받았을 뿐, 아직 투구는 보지 못했다”며 “체크가 필요하지만 안지만과 함께 더블 스토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단단한 신뢰를 나타냈다.
올 시즌 오승환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간의 잦은 출장이 문제였다. 급격히 떨어진 구위 탓에 16경기에 출전해 4세이브(3블론) 평균자책점 4.50을 남기는 데 그쳤다. 지난 7월에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관절경) 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오른 팔꿈치 수술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오승환은 단국대 1학년이던 2001년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이번 치료는 그 때에 비하면 작은 편에 속한다. 미세 관절경 수술로 재활기간이 더 적게 소요된다.
수술 뒤 오승환은 “의료진이 ‘상태가 좋아져 더 이상 아플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3개월이면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담당 의사의 말대로 그는 3개월 뒤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그 공의 위력은 어떠할까. 삼성 한 관계자는 “2군 가상 경기서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였다”고 전했다. 그는 “최고 141km까지 찍었는데 아직 이전의 위력을 100% 회복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 있는 볼이 간간이 나오긴 했다”고 덧붙였다.
온전치 않은 상태.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그에게 더블 스토퍼를 맡겼다. 막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에게 중책을 맡긴 까닭은 무엇일까.
한 야구관계자는 “배영수의 플레이오프 호투에서 영감을 얻어 오승환에게도 기회를 준 것”이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배영수가 이전보다 느려진 직구에도 불구 경험을 바탕으로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며 “선동열 감독이 오승환에게도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2005년과 2006년 마무리로 뛰며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2005년 그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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