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정주영 회장 뜻이어 러시아서 영농사업
옥수수 콩 7000t 수확···국내 반입도 적극 검토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임혜선 기자]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인수한 러시아 연해주 농장이 올해 기상이변을 극복하고 풍년을 맞아 대규모 수확을 일궈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러시아 연해주 영농법인 하롤 제르노(Khorol Zerno) 농장은 최근 수확철을 맞아 1년간 결실을 맺는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영농사업은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 국내 최초로 대규모 영농기업인 충남 서산농장을 일궈내는 등 농장 소유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것을 현대중공업이 이어 받아 실천한 것이다. 특히 정 명예회장이 지난 1980년대 냉전 시절 적극적인 북방 경제 외교로 한국이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맺는데 큰 기여를 했던 러시아에서 영농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은 물론 범 현대가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 농장은 지난해 한 식구가 된 현대종합상사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인수후 첫 수확한 옥수수 1000t을 국내에 들여온 바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 봄 잦은 비와 저온현상 등으로 밀과 보리 등의 파종면적이 다소 줄었으나 8월 이후 계속된 좋은 날씨 덕분에 평년을 웃도는 수확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총 1억㎡의 농지 면적중 3500만㎡에 콩과 옥수수 등을 재배한 결과 콩은 5000t, 옥수수는 2000t을 수확할 것으로 예상했다. 콩은 지난해에 비해 수확량이 500t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토지 비옥도를 유지하고 비료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농지의 3분의 1만 경작하는 친환경 윤작농법을 적용한 결과 다른 농장에 비해 품질과 맛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초까지 수확을 완료키로 한 현대중공업은 수확한 곡물을 국내에 들여올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옥수수의 경우 국내 재배면적이 협소한데다 미국 등 해외의존도가 70%에 달하고 있어 수급 안정 차원에서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이 높은데, 국내 옥수수 재배농가와 수입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돼 사료에 사용될 극소량만 들여온 후 사업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굳이 국내에 들여오지 않더라도 판매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측은 "최근 곡물가격이 상승한 상태라 판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러시아 현지 판매와 국내 반입 등을 고려중이지만 여러 가지 검토 사항이 있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2년까지 4억㎡의 농지를 추가로 확보해 2014년부터 5억㎡의 부지에서 연간 6만t 규모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녹색산업인 농업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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