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선고 공판 때 재판장의 허가 없이 피고인에게 수갑을 채운 건 위법한 직무집행이므로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부(김정학 부장판사)는 사기죄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강모씨가 "선고 공판 때 교도관들이 재판장의 허가 없이 수갑을 채웠으므로 이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국가는 강씨에게 2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과 법무부 훈령은 법정에서 재판장의 허가 없이 피고인의 신체를 구속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교도관들은 원칙적으로 법정에서 구속피고인 등 수용자가 수갑이나 포승 등을 푼 채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재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수갑 등을 채울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씨를 담당한 교도관들은 다른 구치소의 교도관들로부터 해당 법정에서는 선고기일에도 구속피고인에게 수갑을 채운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강씨의 수갑을 풀지 않았던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교도관들은 재판부에 이를 확인하고 사전 허가를 받을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국가는 교도관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에 따른 강씨의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5월 사기죄로 약식기소 됐다가 정식재판을 청구해 2009년 10월 벌금 50만원 확정 판결을 받은 강씨는 "항소심 선고 공판 때 교도관들이 재판장의 허가 없이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5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성정은 기자 je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