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 치료기가 잦은 고장으로 가동률이 30%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은 12일 국립암센터(이하 암센터) 국정감사에서 “양성자 치료기가 툭 하면 고장 나 가동률이 28.7%에 불과하다”며 재발방지대책과 가동률 제고 방안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양성자 치료기는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장비로, 지난 2007년 480억원을 들여 국내에 도입됐다. 현재 암센터에는 모두 3개의 양성자 치료실이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양성자 치료기는 작년 9월과 11월, 올해 2월과 5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고장이 났다. 올 5월에 있었던 예방정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가속기 부분이 원인이었다. 6개월 사이에 같은 부분이 3번이나 고장났다.
이로 인한 수리비용만 12억6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외국 제조사의 엔지니어만이 수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리기간도 총 96일로 길었을 뿐더러 금전적인 손실도 컸다는 것이다.
또 양성자 치료기의 8월 기준 총 치료건수는 1552건으로 고장이 나 사용이 불가능했던 2개월을 제외해도 가동률이 28.7%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치료실 당 하루 15건 정도의 치료가 가능하고 1달 동안의 구동일수를 주말을 제외한 20일로 계산했을 때, 올 8월까지 치료 가능한 건수는 5400건이다. 하지만 암센터에서 실제 이뤄진 치료건수는 1552건밖에 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작년 국감에서도 양성자 치료기의 가동률이 절반수준이라고 지적했는데 올해 가동률은 28.7%로 더 떨어졌다”며 “정확한 고장원인을 찾아내고 자체수리기술 역량 강화, 잦은 고장 부위의 예비부품 확보 등 실효성 있는 제고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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