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두산의 전천후 내야수 오재원이 공수에서 활기 넘치는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2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6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2루수와 1루수를 오가며 제몫을 다했다.
이날 첫 타석부터 오재원의 질주가 시작됐다. 1회 무사 1루에서 좌익수와 중견수, 2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내고 1루를 밟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빗맞은 안타를 많이 기록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종욱의 중전안타 때 2루에 안착한 뒤 김동주의 좌전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6회에는 1루수 오른쪽으로 굴러가는 내야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어 이종욱의 보내기번트에 힘입어 2루로 향했다. 하지만 고영민의 우익수 뜬공 때 타구 판단을 하지 못하고 뛰다가 귀루에 실패해 아웃 당했다. 3루 주자 정수빈은 타구가 잡히는 장면을 보고 리터치 했지만, 오재원은 앞만 보고 달리다가 정수빈과 나란히 홈으로 파고들었다. 의욕이 앞선 결과였다.
수비에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빛났다. 5회 박진만이 1루수와 우익수 사이로 빗맞은 뜬공을 날린 것을 끝까지 쫓아갔다. 홈플레이트를 등진 채 몸을 던져 잡아내는 호수비였다.
오재원은 최근 고영민을 대신해 선발 2루수로 나서고 있다. 경기 후반 고영민이 교체 출장하면 1루수로 자리를 옮긴다. 또 3루 수비까지 가능하다. 교체가 잦은 포스트시즌에서는 그와 같은 ‘전천후 수비수’의 활용도가 높다.
포스트시즌 들어 팀의 2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4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물 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는 1번 타자 정수빈과 함께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고영민을 2번 타자로 출전시키고 싶지만 오재원의 기가 더 세다”며 그의 투지를 인정했다.
오재원의 악바리같은 플레이가 두산의 선전을 불러오고 있다. 투수진뿐만 아니라 야수진의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도 투혼의 대표주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질주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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