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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기업의 길 "이윤을 남기고 또 나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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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혁신! 글로벌 두산의 힘<하>, 탄생100년 박두병 회장

존경받는 기업의 길 "이윤을 남기고 또 나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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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아버지가 더욱 그리운 때입니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발전을 이룬 오늘은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아야만 가능하다.' 당시에는 본받아야 하는 좋은 말씀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치밀하게 설계한 '내일'을 위해 살아오신 아버지의 삶이 '두산의 오늘'을 이룬 발판이었음을 알겠습니다."


박용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박용욱 등 연강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의 네 아들은 지난 6일 박두병 발간한 화보화집 '사람과 함께 걸어온 길'에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글로 남겼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지 1년이 넘은 두산그룹은 오너 일가와 전문 경영인이 합심해 최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배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박두병 회장이 정수창 회장을 비롯한 유능한 인재를 뽑아 전문경영인으로 키워냈던 초창기 두산그룹을 떠올리게 한다.

박두병 회장은 평소 스스로를 상인이라 불렀다. 1967년 8월 17일 제6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식에서는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상학을 했으며 상업을 이었던 제가 이제 상공업계 총수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21세기에 들어선 현재 '상업'이나 '상인'이라는 단어를 접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상인' 박두병 회장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이윤을 얻고, 이를 재투자해 가격이 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국민 경제를 풍요롭게 해야 하는 것임을 그가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다.

박두병 회장은 이를 '판매 위주의 경영'이라고 칭했다. 원가절하와 품질 향상은 판로확장에 근본 목적이 있으며, 판로 확장은 국내시장에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이다. 6.25 전쟁 직후 영등포 OB맥주 공장을 불하받은 박두병 회장이 기존 설비만으로도 내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를 돌며 거액의 생산설비를 구매해 시설을 확장하고 외국계 맥주 기술자를 초빙한 이유는 저렴하고 맛있는 맥주를 국내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박두병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까지 염두에 뒀다. 다른 기업들은 국내에서 자리를 잡기에만 급급했던 시절이었지만 박두병 회장은 외국 원조에 의지하던 한국경제가 자립 갱생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닥칠 불가피한 원조 삭감에 대비해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존경받는 기업의 길 "이윤을 남기고 또 나눠라" 1968년 5월 아시아상공회의소연합회 제2차 총회에서 박두병 회장(오른쪽)이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정직과 신용,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박두병 회장이 염원하면서도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화학공업 진출이었다. 박두병 회장은 평소 "내 기업도 충분히 일으키지 못하는 터에 다른 사업에 손을 댔다가 감당을 못하면 국가에 손해를 끼치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면서 "언젠가 국가에 공헌하기 위해 기간산업에 참여할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말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정부에 중화학공업에 참여할 뜻을 전하기도 했으나 원칙에 입각한 요청을 받아주기에는 당시 기업 풍토가 깨끗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교육사업이었다. 박두병 회장은 그의 말년 경성고등상업고등학교 동기였던 김용관씨에게 "돈이 있으면 교육사업에 투자해 장래를 위해 어린이를 가르치자"고 말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4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지원사업(ISB) 체제로 전환됐으며,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고 있다. 박용현 회장을 비롯한 아들들을 비롯해 손자인 4세들 대부분이 그룹에 몸을 담고 1년의 상당기간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글로벌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8년에는 중앙대학교를 인수해 교육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룹 수장을 맡고 있는 4남 박용현 회장은 "선친의 노력과 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두산 100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가 던진 두산의 신 100년은 '존경받는 기업'으로의 성장이다. 이 비전은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불렸던 박두병 회장의 이념을 확대해 두산그룹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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