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배우 정우성이 오우삼 감독의 페르소나로 거듭날 전망이다.
7일 정우성 측 관계자는 "영화 '검우강호'를 함께한 오우삼 감독이 정우성에게 다음 작품도 함께 하자고 했다"면서 "일정만 맞으면 오우삼 감독과 정우성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정우성은 지난 5일 열린 '검우강호'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오우삼 감독이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미국에서 보고 나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면서 "이후 대만영화제에서 처음 만나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모르지만 같이 해보자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 당시 '적벽대전'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어긋났다"면서 "이후 오우삼 감독이 '검우강호'를 기획하면서 나를 첫 번째로 이야기했다고 하더라. 중화권에서 투자를 받을 때도 남자주인공은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해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신뢰가 있음을 강조했다.
오우삼 감독 역시 "정우성을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보며 눈여겨봤는데 액션이 아닌 러브스토리였지만 정우성의 눈빛이 멜로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느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연출한 '적벽대전'에 정우성을 캐스팅하고 싶었지만 그때 그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출연 중이어서 아쉽게 함께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우삼 감독은 최근 자신의 영화인 '영웅본색' 리메이크인 '무적자' 개봉에 맞춰 내한했을 때 "한국 감독과의 공동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 영화에도 정우성이 꼭 출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정우성은 "세계적인 감독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인 것 같다"며 반색했다.
오우삼 감독이 제작하고 공동연출한 '검우강호'에서는 양자경과 호흡을 맞춰 멜로 및 액션 연기를 펼쳤다. 그가 맡은 지앙은 이름과 얼굴을 버린 채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속마음을 감춘 채 순박하면서도 따뜻한 모습을 내비치는 남자다.
지난 5일 국내 첫 공개된 이 영화에서 정우성은 양자경을 상대로 애틋하고 절절한 멜로 연기와 함께 강인한 카리스마의 액션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특히 더빙을 쓰지 않고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별 무리 없이 중국어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정우성은 국내 톱스타 중 중화권 작품에 가장 활발히 출연하는 배우다. 중화권 영화나 중국·홍콩과 합작 영화에 지속적으로 출연했고, 현지 영화인들과 꾸준히 교류해왔다.
지난 2001년 영화 '무사'에서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공연한 데 이어 2006년에는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이 연출한 '데이지'에 전지현과 함께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한중 합작영화인 '호우시절'에 중국 여배우 고원원과 호흡을 맞췄다.
한편 '검우강호'는 신비의 힘을 지닌 라마의 시신을 둘러싸고 강호의 고수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과 그 속에서 싹트는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 무협 멜로 영화로 14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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