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롯데 선발 이재곤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생애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쓸쓸히 내려왔다.
이날 경기 전 로이스터 감독은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이재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승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9이닝까지 던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길 원한다”며 “무엇보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야 한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면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건 정규시즌 두산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남긴 까닭이다. 그는 3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그 무대의 크기가 달랐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3차전은 이재곤에게 이를 절실히 알게 해준 한 판이었다. 5이닝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3회까지 그는 45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안타 5개 허용했으나 수비진이 병살타를 두 번 합작해내는 등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팀타선은 상대 선발 홍상삼으로부터 1회 두 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상황에서 바로 경험 부족을 노출했다.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얻어 맞은 120m짜리 솔로 홈런이 그 시발점이었다. 이어진 후속 3타자들에게 연거푸 볼넷을 허용했고 이후 무사 만루 위기에서 이대호의 수비 실책으로 2점을 추가로 내줬다.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서 용덕한이 번트 실패로 아웃돼 그는 한숨을 돌리는 드샣T다. 하지만 바로 이원석과 오재원에게 안타를 내리 허용하며 5실점째를 기록했다. 이재곤은 5회 손시헌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팀이 5-6으로 끌려가던 6회 왼손 투수 허준혁과 교체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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