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척하는 이른바 '나이롱환자'가 올 상반기 100명 중 14명꼴로 지난해 9명보다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이들 나이롱환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2008년 865억원에서 매년 느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롱환자'라는 말은 오래전에 등장해 이제 공용어로까지 쓰일 정도이며 그 존재는 공공연한 사실이 돼왔다. 아프지 않은데 아픈 척하고 타먹는 보험금은 일종의 '사기'에 해당한다. 이는 고스란히 보험 가입자의 부담으로 전가돼 피해를 준다. 그런 점에서 나이롱환자를 그대로 놔둘 수 없다.
한국 교통사고 환자의 입원율은 2008년 60.6%로 일본의 10배에 이른다.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목이나 허리가 아프다며 쉽게 병원을 찾는 것이다. 특히 입원환자에 대한 병원의 허술한 관리가 문제다. 2008년부터 병원들은 입원환자의 외출ㆍ외박을 기록 관리하게 됐으나 올 상반기의 경우 기록부 자체를 비치하지 않은 병원이 전체 조사대상의 31.1%인 467개에 달했다고 한다. 입원환자인데도 병원에 없는 부재비율이 14%에 달했다. 나이롱환자들이 성행하는 것은 보험회사 돈을 쉽게 타내려는 환자들의 도덕불감증에다 병원들이 적당히 나이롱환자를 눈감아주고 수익을 챙기는 커넥션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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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환자 조사를 위해 이달부터 지방자치단체와 손해보험협회가 함께 교통사고 입원환자 관리실태 점검을 할 계획이지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환자 출입 기록관리부만 조사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외출ㆍ외박을 기록 관리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록한 것으로 적발된 병원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물 뿐이다. 병원이 나이롱환자로부터 얻는 수익에 비하면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법 질서를 내세우는 정부가 나이롱환자 존재를 오랫동안 사실상 방관해온 것은 문제다. 나이롱환자를 눈감아준 병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고 나이롱환자를 사기혐의자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수사기관은 병원에서 어떤 검은 커넥션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정부는 보험료 인상만 허용하지 말고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도록 사기적 보험금 유출부터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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