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슬기 승부차기 여섯번째 키커.."감독 지시 없었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 국가대표팀이 북한 대표팀에 불고기와 김치를 전달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이같은 에피소드를 전했다.
대회기간중 우리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불고기와 김치를 싸서 북한 선수단을 찾아가 전달하려고 했으나, 북한 선수들은 "일 없습네다(괜찮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것.
우리 선수단이 머쓱한 표정으로 음식을 갖고 밖으로 나서자, 북한 선수들이 "그렇다고 그냥 음식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해 음식을 전달하게 됐다. 하지만 "고맙다"는 북측 대표팀의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단의 한 관계자는 "북한 대표팀과 같은 호텔에 머물면서 많이 친해졌고, 우리끼리 음식을 먹기 미안해 나눠 먹으려고 했었다"며 "고맙다는 말도 없어서 조금 섭섭했다"고 말했다.
대회 결승전에서 마지막 승부차기 골을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시켰던 여섯번째 키커를 정한 사연도 소개됐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최덕주 감독은 다섯번째 키커까지만 선수를 정하고, 이후 상황을 대비해 다음 키커를 미처 정하지 못했다.
우승의 주역인 장슬기 선수는 승부차기를 시작하면서 별 의미없이 여섯번째 키커 자리에 스스로 가서 줄을 섰고, 결국 양팀이 다섯번째 키커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키커로 나서게 됐다. 이 과정에서 최 감독의 지시는 없었고, 장슬기 선수는 과감한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