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에버그린 컨테이너선 10척 추가 수주···7월 10척 이어
올해 총 70척·71억달러 수주, 연간 목표 80억 달러 달성 눈앞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삼성중공업 창사 36년 이래 처음으로 단일 선주로부터 한해 최다인 20척을 수주하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으로부터 지난 7월초 8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도 같은 크기의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3000만 달러에 추가 수주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대만 에버그린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과 장룽파 에버그린)회장이 참석해 직접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6년간 일본 조선사와 거래했던 에버그린이 연이어 삼성에 발주한 것은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이 선박수명 기간 동안 ▲연료 3만t ▲탄소배출량 8만t을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삼성중공업은 설명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오염물질 규제기준 강화에 대비해 친환경 선박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유럽 및 미국기업으로부터 화물수송 계약을 따 내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해운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길이라는 에버그린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편 작년에 한 척도 없었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올 들어 세계적인 물동량 증가 및 운임료 회복에 힘입어 본격화 되고 있다.
에버그린의 대량발주 외에도 최근 ▲싱가포르 NOL이 12척을 발주한 바 있고, 덴마크의 AP몰러 머스크는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입찰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들어 세계적으로 총 202척이 발주된 1만TEU 이상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56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길이 400m, 폭 57m 규모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개발 완료함으로써 향후 초대형 컨테이너선 입찰에서 한층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은 기관실과 조타실을 배 뒷부분에 배치하는 타 컨테이너선들과 달리 조타실은 배 중간, 기관실은 배 뒷부분에 분할 배치함으로써 구조강도를 배가하고 운항효율을 10% 이상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전용인 길이 420m, 폭 70m규모의 플로팅도크(물 위에서 배를 건조할 수 있는 도크) 4호기를 제작했으며, 이로써 연 7척의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건조할 수 있게 됐다.
노 사장은 “최근 AP몰러 머스크, MSC, CMA CG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에서 벗어남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운항효율도 높은 친환경 선박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70척, 71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연간 목표인 80억달러의 89%를 확보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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