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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시민단체 "KRX 부산소외, 좌시못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37초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김봉수 이사장을 비롯한 한국거래소(KRX) 경영진이 당초 부산 시민과 약속을 저버렸다며 책임을 묻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나섰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와 부신시민단체협의회 및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KRX 경영진의 부산화마인드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서'를 내고, 현 경영진이 부산본사를 껍데기로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파생상품 R&D센터와 파생상품 송·수신 접속장비(라우터) 문제다.


이들에 따르면 파생상품 R&D센터는 KRX 존립근거가 되는 통합조건이였으며 파생상품 송·수신 접속장비(라우터)는 KRX 파생상품시장 본부가 부산에 있는 본질적인 의미와 직결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두 가지가 KRX 의도대로 되면 통합을 부정하는 것이며 파생시장 본부를 껍데기로 만들게 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 KRX 경영진의 부산화마인드와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는 -


성 명 서


한국거래소(KRX) 김봉수 이사장에 취임 후 우리는 KRX와 관련한 부산시민 입장을 여섯 번 표명하였다. 첫 번째는 낙하산인사 실패에 따른 정부의 보복성 피박과 KRX 경영진과의 앙금을 접고 3대 이사장이 새로운 기풍에서 KRX를 이끌어 달라는 취임환영 성명서였고, 두 번째는 관치금융으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인사전횡을 깊이 우려하는 성명서였고, 세 번째에서 다섯 번째는 언론(부산일보?국제신문)에서 제기한 문제를 추격하면서 2003~2004년 통합시 몸으로 맞서 쟁취한 사항들이 왜곡되고 허물어지는 것을 볼 수 없어 극히 자제하면서도 400만 시민을 대변하여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을 명백히 했다.


오늘은 동일한 선상이지만 사태가 이렇게 나타난 KRX의 마인드와 일련의 행태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먼저 KRX 경영진과 어떤 감정적인 대립이 아니라 객관적인 견지에서 말하는 것임을 밝힌다. 우리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대로 가면 10년간 우리의 투쟁은 헛일이 되며 부산에서 금융중심지 건설은 이제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의 시장과 정부 틈바구니에서 KRX의 처신이 결코 쉽지 않는 KRX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을 뛰어넘어 보다 큰 차원에서 최근 문제를 접해야 했었다. 즉 파생상품 R&D센터는 KRX 존립근거가 되는 통합조건이였으며 파생상품 송 ? 수신 접속장비(라우터)는 KRX 파생상품시장 본부가 부산에 있는 본질적인 의미와 직결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두 가지가 KRX 의도대로 되면 통합을 부정하는 것이며 파생시장 본부를 껍데기로 만들게 되는 것이므로 우리를 가만히 있으라면 시민단체일을 그만두라는 말이 된다. 이만큼 두 가지 문제는 부산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매우 중대한 일이다.


그런데 왜 KRX가 이런 식으로 문제에 임하는지는 모르나 추측컨대 아마 내부의견이 경영진에 잘 전달되지 않는 소통구조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2003~2004년 그 치열했던 대치관계와 통합합의 과정을 지켜봤던 직원이 아직 KRX에는 많은데 왜 경영진이 이런 마인드와 행태를 보이느냐에 의문이 든다. 우리가 보기에는 취임초 5공 신군부식으로 임기가 보장된 본부장조차 강제 퇴진시키는 마당에 누가 감히 과거 역사적 과정과 합의사항을 CEO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겠는가?


내부소통에 문제가 있어 새로운 CEO에게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 밝히지 않거나 이사장이 들을려고 하지 않으면 KRX는 위치적으로 시장과 정부에만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 번째 성명에서 인사전횡을 우려했고, KRX는 태생적으로 시장, 정부, 부산 등 3자가 균형을 이루도록 운영되어야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이사장이 성공한다고 지적하였다. 우리의 추측이 옳다면 오늘 KRX와 부산시민들과의 마찰은 김봉수 이사장이 자초한 면이 많다.


지난 1월 김봉수 이사장이 취임사에서 부산이란 말 한마디 안 한 점과 KRX개혁 위원회의 외부인사 중 부산인사가 하나도 없는 것을 우리는 지적했으나 더 이상 문제시 않았던 것은 처음이라 본의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전임자들이 그나마 시늉했던 부산화 프로그램은 KRX 업무추진 계획에서 종적을 감추었다고 한다.


좋다. 부산에 있는 기업 중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안 가진 기업이 더 많으니 KRX만 나무랄 수는 없다. 더욱 얼마 전에는 부산의 다문화 가정에 의료지원 협약을 했고 KRX 국민행복재단을 부산에 설치하겠다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사회공헌도 공기업으로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무슨 특별한 배려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공헌도 좋지만 그것보다 수백배 아니셀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은 KRX 본사가 부산에 있는 본연의 자세와 파생상품시장본부가 제기능을 갖추고 부산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같이 마지못해 부산에서 업무처리 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정관 취지대로 그리고 2003~4년 통합약속대로 KRX 운영의 무게중심을 부산에 두고 파생상품시장 본부가 옛 선물거래소(KOFEX)의 기능을 승계한 통합취지대로 운영되야 하는 것이다.


당시 시민단체가 기본적으로 통합에 반대한 것은 어쩌면 이런 오늘의 사태를 우려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KOFEX 시절 법대로 KOSPI200 선물·옵션이 부산으로 이관되어 거래소 통합없이 선물거래소가 독자적으로 운영되었으면 부산은 적어도 한국에서 파생상품시장의 메카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같이 파생상품 접속장비가 부산에 없고 부산관련 해운운임, 수입원자재, 수산물 등과 관련된 파생상품 개발기능과 의지가 없는 자본시장 연구원 분원으로의 변형은 파생금융도시 꿈을 수포로 만든다.


KRX 경영진은 왜 부산시민들이 라우터와 R&D센터를 중시하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 이미 표명한 바와 같이 라우터는 지금같이 BS투자증권 하나뿐인 상황에서 배타적으로 파생상품시장 본부가 있는 부산에만 설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부산이 서울보다 불리하다면 금융중심지를 향한 지역사회의 모든 노력은 헛일이 된다. 더욱 최근 세계파생상품 거래양상이 0.03초 차이로 극초단타매매(high freguency Trading: HFT)가 60% 이상 되는 추세에서 라우터 없는 파생상품시장본부는 허수아비에 불가한 것으로 부산금융도시건설전략을 붕괴시키는 결정타가 된다.
파생상품 R&D센터는 반드시 독립법인으로 금융과 상품(commodity)을 포괄하는 기능을 갖추어야지 주식에 편향 될 수 있는 기능만 가지고는 부산경제에 별 도움 안 된다. 다만 우리가 이미 뜻을 직접 전달했고 다시 한번 더 밝히지만 센터장은 상임직으로 하고 KRX직원이 맡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억측을 생산해 내는 버릇을 차단시키는 일이 되므로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을 굳이 언급하는 것은 KRX조직문화에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KRX경영진의 부산마인드와 행태는 부산시민들이 기대하는 수준과 간극이 너무 크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겠다는 의식과 진정성이 잘 발견되지 않고 서울의 업계와 정부만 바라다보니 부산은 별 안중에도 없는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세상에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자신의 본연의 위치를 소홀히 하면 존중을 받지 못하며, 자신의 책임과 임부를 거부하면 도리어 거부당한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파생상품도시건설을 위하여 온갖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투쟁이 능사가 아니란 점도 잘 알고 어려울수록 호혜성(互惠性)정신에 따라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지금 같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업계에 편향되고 정부와 자본시장 연구원이 반대한다고 부산을 무시하면 KRX는 거부당할 것이다. 자본시장 연구원이 이렇게 나오면 KRX가 매년 지원하는 분담금을 끊거나 대폭 축소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파생 상품시장의 운영기능이 부산이라는 사실을 업계가 인식토록 해야 하고 라우터는 KOFEX시절처럼 반드시 복원 되어야 한다, 부산에서 라우터를 없앤 것은 KOSPI200선물?옵션의 부산 이관을 완전 무효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KOFEX의 상품마저 서울쪽으로 옮겨져 본래 부산의 것도 잃게 되어 2000~2004 부산지역사회의 노력을 완전 무력화시켜놓았다. 라우터 문제는 전에도 말했지만 파생상품시장 본부가 있는 부산에 설치해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다만 업계 대다수가 서울에 있으므로 한시적으로 부산과 서울에 동시설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원칙대로 부산에만 라우터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 연구원이 시비를 거는 것은 월권이고 분담금을 내면서 KRX가 끌려 다니는 것은 거꾸로 된 행태이다. 또한 정부가 생트집을 걸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엄히 문책을 요구 하겠다.


라우터문제는 전임자가 잘못했고 파생상품 R&D 센터문제는 현 이사장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라우터는 괜찮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잘못이 발견된 이상 현이사장이 바로 잡아야 하므로 책임소재에서 면탈 될 수 없다. 현상에 메몰되어 법취지와 합의사항을 외면하면 모든 책임은 현 이사장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다시 한번 KRX경영진은 본사와 파생 상품시장본부가 부산에 있다는 마인드에 충실하길 요구한다.


라우터와 파생상품 R&D센터 문제로 KRX는 부산시민들에게 신의를 저버리고 결과적으로 싸움을 불러왔다. 도전은 필히 응전을 불어 일으킨 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제 우리는 KRX가 궤도 수정없을 시 근본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는 단계라 생각하고 있으며 KRX의 부산화 마인드와 행태에 대해 KRX책임을 묻기 위해 행동할 차례라고 본다. KRX의 현명한 처신을 바란다.


2010년 9 월 28 일

부 산 금 융 도 시 시 민 연 대
부 산 시 민 단 체 협 의 회
부 산 경 제 살 리 기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 김정각, 김희로, 박인호, 윤광석, 조성렬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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