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금메달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을 이끌 홍명보 감독은 특유의 강렬한 눈빛을 더욱 번뜩였다. 바로 50일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4년만의 금메달 획득을 최고의, 그리고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지난 17일 20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하고 정상탈환의 첫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지난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선수(1990년, 1994년)와 코치(2006년)로서 아시안게임에 세차례 도전했던 홍명보 감독도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 때 딱 한 번 동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때문에 감독으로서 네번째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 이번엔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21세 이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정상 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박주영(모나코)이 대표팀 엔트리 발표일 오전에 극적으로 합류를 결정하면서 그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소속팀 모나코에서 FIFA 주관대회가 아닌 아시안게임 차출에 난색을 표했지만 박주영 스스로 강하게 요청하면서 전격적으로 허락을 받아냈다.
홍명보 감독은 1년 전 '홍명보호의 기적'을 일군 바 있다. 20세 이하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사령탑으로서 첫 국제대회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의 위업을 일궜다. 당시 꿀맛같은 열매를 맺었던 20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김영권(도쿄) 김민우(사간토스) 조영철(니가타) 등 무려 13명이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아시안게임 우승에는 병역특례라는 달콤한 '당근'이 주어지기 때문에 금메달을 향한 눈빛은 더욱 뜨겁다.
홍명보 감독은 "우승하면 군대에 안간다는 생각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 1990, 1994년 아시안게임에서 실점한 뒤 선수들이 전술이고 뭐고 머릿속이 하얘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병역 혜택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때문에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세로 대회에 나가도록 선수들에게 정확히 말할 것이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한 달 뒤에나 소집돼 호흡을 맞춘다. 오는 10월24일 소집해 27일 K리그 경기를 치른 뒤 29일 일본 오키나와로 1주일간 전지훈련을 떠난다. 오키나와를 선택한 이유는 날씨 등 제반환경이 광저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11월5일 광저우 선수촌에 입촌한 뒤 11월7일이나 9일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다. 최선을 다해, 즐겁고 강한 마음으로 꼭 금메달을 따도록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의 아이들'이 2년 연속 대한민국 국민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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