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 전·현직 486 그룹의 모임인 '삼수회'가 10·3 전당대회 단일 후보로 이인영 전 의원을 추대했다. 친노계 백원우 의원이 사퇴한데 이어 삼수회가 격론 끝에 이 전 의원을 단일후보로 결정하면서 최재성 의원의 선택만 남은 셈이다. 최 의원은 2~3일간 전대 일정에 불참하고 후보직 사퇴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삼수회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룰인 컷오프(예비경선) 다(多)득표자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삼수회가 이 전 의원을 단일후보로 선택하면서 정치적 동지인 최 의원을 버린 것이다.
그러나 삼수회의 이 같은 결정을 놓고 당내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무엇보다도 컷오프 순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 당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개할 수 없는 순위를 근거로 단일화를 압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또 일각에서는 486 내부의 알력싸움에 의한 균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컷오프에서 486 후보 3명이 모두 통과하면서 기존 빅3와의 '견제 함수'로 인해 후보 간 힘겨루기가 발생했다는 시각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9일 컷오프에서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측의 지원을 받아 통과했다. 그는 그동안 정세균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 전 대표 측은 최 의원의 선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백 의원이 사퇴한 상황에서 최 의원마저 완주를 포기하게 될 경우 우군 모두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최 의원이 사퇴할 경우 전대 전략을 모두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4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지도부에서도 안희정, 김민석, 송영길 등 486 정치인이 3명이었고, 이번 컷오프에서 중앙위원들이 3명 모두 통과시켜준 것은 당 지도부로 들어가 역할을 하라는 의미"라며 "하지만 단일화 여부는 486그룹의 선택이고 최 의원이 고민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으로의 단일화는 486이 지도부 진입을 통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기존의 계획에서 향후 대선 국면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동국대 총학생회장(최 의원)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이자 전대협 의장을 지낸 '성골' 출신을 내보내겠다는 것이 기성정치인들의 정치 공학적인 사고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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