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실적개선에 취업생들 웃는다

전자·중공업·유통 등 전년보다 최대 5배 늘려
은행권 1300여명 계획... 신한 최대 400명 모집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이상미 기자, 박혜정 기자, 김승미 기자, 천우진 기자] 올 하반기 활짝 열린 취업 문은 실적 개선에 기반한 수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공채 규모를 전년보다 늘리면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 작년 하반기 4400명을 선발했던 삼성은 올 하반기에는 45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작년 2200명을 채용했던 삼성전자 채용 규모도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측은 "삼성전자가 상반기 사상 최고 영업 실적을 내면서 신규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LG그룹의 채용 증가도 두드러진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전자부문의 신입ㆍ경력 채용 인원은 작년 하반기 3600명에서 올 하반기 5400명으로 1.5배 늘어났다. LG그룹 채용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와 TV, 스마트폰 분야 개발인력이 늘어났고 새로운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신규 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활성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당초 발표보다 채용 규모를 늘린 곳도 있다. SK는 하반기에 신입사원 700명을 채용키로 했다. SK측은 "상생일자리 나눔 종합대책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채용규모에서 30% 늘렸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각 계열사별 신규 사업 확장에 따라 신규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공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현대중공업, STX그룹 등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STX그룹은 올 하반기 1600명을 뽑아 작년 하반기 공채인원 1000명보다 무려 60% 증가했다. 중공업 비중이 높은 두산그룹도 하반기 공채로 신입사원을 700명 정도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한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130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650여명으로 5배 정도 확대했다.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가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350명을 채용했고,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신입 공채를 통해 300여명을 추가로 뽑는다.

유통업계도 신규매장 오픈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채용을 늘리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계열사를 가진 롯데그룹은 10월 중 대졸사원 75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9700명. 상반기에 이미 3200명을 뽑았고, 하반기에는 대졸 신입 공채를 포함해 6500명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GS25편의점을 보유한 GS그룹은 하반기 공채 규모가 지난 해와 비슷한 300명 규모이지만 경력직 채용을 늘려 지난 해 700명에서 올해는 900명으로 200명이 증가했다.

금융권의 하반기 취업시장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ㆍ외환ㆍ농협 등 시중은행은 하반기 1300여명 이상 신입행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작년 경기불황 여파로 상반기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만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자 상ㆍ하반기 모두 채용을 늘린 것. 특히 신한은행은 올해 상ㆍ하반기 750명을 뽑는 등 작년 채용인원의 2배 가까이 채용규모를 늘렸다. 올 하반기 채용인원만 400명으로 시중은행 중 채용규모가 가장 크다. 이미 전형이 진행 중인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인 200명 내외를 채용할 계획이다. 그밖에 외환은행은 100명, 하나은행과 농협중앙회는 200명 정도를 채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