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쇼 '팍스2010' 현장에서 만난 마이크 오브라이언 아레나넷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엔씨소프트의 신작 '길드워2'의 출시 시점을 묻는 질문에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자고 나면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있고, '길드워2'에 대한 관심도 높은 이때 여세를 몰아 출시 시점을 밝히고 인기몰이를 할 법도했다. 더욱이 '팍스2010에서 선보인 시연 버전의 완성도도 높아 출시 시점은 임박한 게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630만장 이상 팔린 인기 게임의 후속작이자 지난 8월 유럽 최대 게임 박람회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온라인게임으로 꼽혔던 '길드워2'의 출시 시점에 대해 그가 이처럼 조심한 이유는 뭘까?. 그는 경쟁이 치열한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에 따라 철저한 연구ㆍ개발을 해서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다음 출시시점을 정할 수 있는 것이지 출시 시점부터 정하고 시한에 맞추다보면 최선의 결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레나넷이 개발하고 있는 '길드워2'는 지난 2007년 개발을 시작했다. 햇수로 치자면 올해 4년째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길드워2'를 기다려온 엔씨소프트는 조바심을 낼 만하지만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투자와 장기적인 안목이 '대박'을 낳는다는 사실을 엔씨소프트는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어서 일 것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은 '아이온'은 개발에 4년여의 시간과 약 230억원을 투자했다. 개발에 참여한 인원도 130여명이었다.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된 '아이온'은 지난해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연간 25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당장의 성과보다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엔씨소프트의 '장기적인 안목'은 매출과 '게임 한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속적인 투자와 오랜 기다림이 결실을 거둔다는 것은 게임 산업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길드워2'의 기다림은 당장의 성과에만 조급증을 내는 우리사회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애틀(미국)=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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