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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세미 폭탄]회사 부도덕성+당국 안일함 '우회상장 총체적 부실'

네오세미테크 상장 11개월만에 몰락 문제점 뭔가..내부통제시스템 부재로 분식회계 만연, 거래소·금감원·회계법인 책임론 부상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산업은행 선정 글로벌 스타(Global Star) 기업 및 유망중소기업', '산업자원부 선정 세계일류상품', '기술신용보증기금 선정 우량기술기업' 네오세미테크가 2000년대에 이룩한 화려한(?) 업적이다. 이런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던 네오세미테크가 우회상장 11개월만에 최종 상장폐지됐다. 시가총액 4083억원, 코스닥 시총 26위의 전도양양해보이던 회사의 급작스런 공중분해로 인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주주수만 7295명로 소액주주의 주식 소유비중이 63.19%에 달한다.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내부통제시스템 미비로 인한 매출 및 자산 과대계상 등 분식회계 수법, 우회상장 부실 심의 등 감독당국의 안일함이 빚어낸 총체적 부실로 귀결지어진다.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회계법인 등 부실한 감독 및 감사에 대한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의 시발점은 우회상장 허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회상장을 한 후 가진 첫 번째 회계감사에서 이처럼 심각한 부실이 드러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전에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졌다면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우회상장이라는 제도의 총체적 부실로 묘사하는게 적절할 것 같다"며 "산업자원부 표창, 신기술 등에 관한 내용에만 매몰된 나머지 실질적 수준의 심사가 없었다는 점은 이번 사태를 초래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시스템 없는 상태에서 총체적 분식=감사 결과, 오명환 전 대표 등 회사 경영진은 작정(?)하고 분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업무를 수행하는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회계장부를 작성하는데 있어 자산의 과대계상 및 허위 매출 발생 등의 수법이 사용됐다"며 "매출 규모 자체에 대한 신뢰가 없다보니 원가율 산정 등에 대한 아웃라인 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 또한 이같은 회사 사정에 대한 정보 차별화에 따른 피해자"라며 "회사에서 고의로 분식 회계를 일삼을 경우 투자자들은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네오세미테크의 지난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네오세미테크의 분식회계는 주로 매출 및 자산에 대한 과대 계상 부분에 이용됐다. 개발이 완료된 프로젝트 중에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산성을 검토하지 않았고 처분자산의 원가 계상에 대한 회계처리를 누락해 자산의 과대계상이 이뤄진 점 등이 핵심이다.


네오세미테크는 무형자산 중 내부적으로 창출된 무형자산(개발비)에 대해 지출의 대부분을 연구단계와 개발단계로 구분없이 개발비로만 계상해 연구 성과에 대한 진척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개발비에 대한 상각기간에 대한 근거자료도 구비하지 않음으로써 회계 감사를 통한 감사보고서의 실효성 자체를 의심케 했다.


이런 분식이 가능했던 것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사실상 정지상태였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와 일부 책임자급 재무관계자를 제외하고는 회사 자금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른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내부통제시스템은 회사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며 "이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함으로써 일부 회사관계자들에 의한 분식 회계 수법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감독 및 유관기관들은 팔짱만=한국거래소를 포함한 증권유관기관들도 결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분식회계와 부실 등으로 삐걱거리는 기업이 지금까지도 버젓이 상장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제도라는 기존 틀에만 의존한 채 정성적인 평가에는 게을리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며 "네오세미테크는 상장폐지에 이를 때까지 한국거래소의 형식심사만 받은 상태였고 실질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임무 해태 등의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우회상장제도 및 그 절차를 살펴보면 형식적인 검토만 이뤄지고 있다. 기업이 우회상장을 요구할 경우 한국거래소는 실질심사를 할 수 없다. 회계 장부도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다. 외부감사인으로 지정된 회계법인에 대한 문제점이 없다는 평가와 금융감독원의 합병 승인만 있다면 어떤 기업이든 우회상장을 성공시킬 수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회상장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이며 자본시장연구원 등 연구기관을 통해 공청회도 계획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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