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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바다 아래 골프장' 퍼니스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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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바다 아래 골프장' 퍼니스크릭 퍼니스크릭골프장 입구에 '-214피트'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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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14피트', 지표면 65m 아래에 있는 골프장이 있다.


퍼니스크릭골프장(Furnace Creek Golf Club)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중심도시 LA에서 2시간 반을 라스베이거스 쪽으로 달려야 만나는 골프장이다.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의 황량한 사막 안에 조성된 푸른 오아시스 같은 이 골프장 입구에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골프장(The world 's lowest golf course)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이 골프장은 캘리포니아 사막 안에 최초로 만들어진 잔디골프장으로 1930년에 오픈했다. 페리 다이(Perry Dye)가 1997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세계적인 코스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18홀 규모로 파70에 전장 6255야드다. 코스레이팅이 69로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50개 코스 가운데 하나로 등록돼 있다.

섭씨 40도에 이르는, 뙤약볕이 무더운 날씨지만 이런 해저코스에서 골프를 친다는 게 평생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라운드를 하기로 하고 1번홀로 향했다. 스타터가 "이곳은 해발이 낮아 볼에 중력이 더해지고, 공기밀도도 높아 비거리가 10야드 정도는 짧아지니 참고를 하라"고 한다. 너무 덥다 보니 라운드하는 팀이 많지 않아 3시간 반 만에 18홀을 마쳤다.


스타터의 말대로 드라이버는 물론 퍼팅까지 거리가 나지 않는 기분이다. 볼은 잘 구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멀리 흰 눈으로 덮인 산맥을 바라보며 사막 속에 만들어진 인공 녹색 숲에서의 라운드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짜릿한 경험이다. 팜트리 등 각종 열대식물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9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코스는 일단 페어웨이가 좁고, 도그렉홀에 곳곳에는 무수한 작은 벙커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비거리가 나지 않아 골프의 재미가 반감되지만 이런 세계적인 명코스에서 플레이해보는 것만으로도 사실 감동이다. 한여름에는 온도가 섭씨 47도에 육박하나 10월부터 3월까지는 27도를 유지해 이때가 성수기다.


이 골프장은 다섯 개의 '애칭'을 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볼이 안 나가는', '가장 무덥고 습한 사막에 있는', '지표면보다 가장 낮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그린피 차이가 무려 5배나 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골프장이다. 여기에 나의 골프비망록에는 '가장 인상적인'이라는 수식어도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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