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조선소 작업장 둘러보고 노조에 주의 당부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30년간 대우조선해양과 끈끈한 협력관계를 이어온 미국의 메이저 정유사인 셰브론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다.
23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셰브론이 지난주 2박3일 일정으로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작업장 곳곳을 둘러보고 노조와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 업체이면서 해양플랜트 주요 발주사인 셰브론이 옥포조선소를 찾은 이유는 다름아닌 '안전'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발주한 해양플랜트 설비의 건조에 앞서 대우조선의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거제도를 찾은 것이다.
대우조선을 방문한 셰브론 안전진단팀은 테크니컬 미팅(기술논의) 시간을 갖고, 구체적인 발주 내용을 확정했다. 이 정도 수준의 방문일정은 여는 선주사들과 다를 바 없는 일정이다. 그러나 셰브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작업장 곳곳을 둘러보며 플랜트 건조 시설을 점검했다. 선박이나 플랜트 발주사들이 발주내용을 확인하고 조율하기 위해 조선소를 찾는 일은 종종 있는 있지만 안전점검에 발주사가 직접 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석유 메이저들은 선박제조사의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 더 좋은 품질의 해양플랜트를 인도받을 수 있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현장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선은 정형화돼 있는데 반해 해양플랜트는 발주하는 선박마다 모두 설계나 시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주의가 더 요구된다"고 전했다.
옥포조선소 작업 현장을 꼼꼼히 점검한 셰브론은 노동조합도 방문했다. 노조를 찾은 자리에서 셰브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더 안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의 안전만큼이나 근로자들의 안전의식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노조에 당부의 인사를 전한 셈이다.
최창식 노조위원장은 "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강조하며, "노조가 안전과 품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미국의 셰브론 사와는 30여년간 돈독한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등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셰브론은 특히 안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이라며 무사고 시간이 기준점을 넘어설 경우 포상제도도 마련해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셰브론의 발주 물량을 훌륭히 소화해냈고, 또 한번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은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안전 교육에도 노조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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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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