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title="";$txt="";$size="504,354,0";$no="2010081915393520764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영화 '악마를 보았다'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쓰레기'라고 불쾌감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쪽과 '최고다'라고 호평하는 쪽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두 차례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뒤 가까스로 개봉한 탓에 영화 개봉 후 뒤늦게 인터뷰에 응한 김지운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등급 판정으로 인한 재편집과 폭력 수위 논란으로 심신이 무척 피곤해 보였다.
인터뷰는 우문(愚問)으로 시작했다. 영화에 혐오감을 표현했던 많은 관객을 대신한 궁금증이었다. 왜 이러한 영화를 만들었나. "할리우드를 꿈의 공장이라고 하는데 이 영화는 그 반대편에 있는 영화"라고 그는 간단히 답했다.
김지운 감독은 "기존에 개봉한 영화들의 표현 수위를 참고해 만들었기 때문에 등급 문제는 물론 영화에 대한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자신이 직접 쓰지 않은 시나리오로 처음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좋았던 건 기존의 복수극과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존 영화들은 뜸들이며 복수하기 전까지 과정을 채우는 데 집중하잖아요. 피해자의 고통은 너무 큰데 악인의 고통은 겨우 총 한 방으로 짧은 순간에 끝납니다.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마를 보았다'에 대한 많은 반감은 여성 관객이 느끼는 불쾌감과 연결돼 있다. 철저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봐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그는 "악마성을 다루다 보니 소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해여성을 묘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찍어나가면서 불편했던 부분이긴 하지만 최소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pos="C";$title="";$txt="";$size="504,718,0";$no="2010081915393520764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악마를 보았다'는 종종 복수극의 대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과 비견된다. 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의식한 부분은 전혀 없다"며 "단지 기존의 복수극과 다른 지점에 있다는 점 때문에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지운 감독은 관객이나 평단의 논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논쟁이 활발하게 벌어진다는 건 그만큼 이 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의미이니까 악평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악마를 보았다'가 보기 편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은 김 감독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는 "영화가 현실을 그리는 판타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은유적이고 불온한 언어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기 싫은 것이라고 해서 덮어놓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서 건강하게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묘사 때문에 혐오감을 드러내는 관객도 많지만 감독의 연출력이나 배우의 연기력에 극찬하는 관객도 적지 않다. 영화에 대해 혹평하는 관객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핏빛 잔혹극 뒤에 가려진 영화의 가치를 칭찬하는 관객들의 생각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견해는 감독의 의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저는 극한 표현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도 아니었고 논란을 예상하지도 겨냥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잘 만든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지독한 복수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몰두했습니다. 제 이전 영화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르적 색채를 덜어내고 인물의 내면과 감정에 몰두해서 만든 첫 영화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옹호하는 관객들 사이에서도 복수의 정당성이나 수현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찬반논쟁이 있다. 사적 단죄의 윤리성에 대한 의문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개인적인 단죄를 하겠다고 결정한 이상 윤리성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복수 자체의 정당성을 논하기보다 햄릿처럼 내면이 황폐해지는 주인공의 자가당착, 그 인물의 내면에 충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무삭제 감독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친 제한상영가 판정 때문에 1분 30초가량이 줄어들어 감독의 의도가 일부분 삭제됐고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그로 인해 영화의 톤이 더 심각해졌다. 애초 김 감독은 조금 더 불편한 엔딩을 만들고자 했으나 타협한 부분도 있다.
심각한 영화를 만들어서일까. 김지운 감독의 다음 작품은 유쾌한 오락영화가 될 것 같다. 현재 그는 할리우드 제작사와 차기작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달 말 미국으로 건너가 이야기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시간 여유가 생긴다면 휴먼드라마를 한 편 만들겠다는 생각도 있다.
김지운은 국내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감독으로 손꼽힌다. 한때 그를 움직였던 것이 장르영화에 대한 애착이었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끝마치고 앞으로는 장르에 기대지 않고 이야기에 충실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생각하고 그 다음에 장르를 택하겠다는 이야기였죠.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pos="C";$title="";$txt="";$size="504,354,0";$no="2010081915393520764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고경석 기자 kav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