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당국이 희망홀씨대출의 개선방안을 좀처럼 내놓지 않는 시중은행들에게 서민금융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또 정부 보증에 기대지 말고 자체 여력으로 서민금융상품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수신에서는 고소득자들에게 더 많은 예금금리를 주고 있는데, 저소득층도 은행에 예금을 주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저소득층에게) 대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권 부위원장은 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가진 모임에서 '서민금융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이 모임을 계기로 시중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기존 서민금융상품인 희망홀씨대출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저축은행·상호금융기관 등이 7~10등급을 대상으로 한 저리 대출상품 '햇살론'을 출시하는 동안, 4~6등급은 이보다 비싼 은행 이자를 물며 역차별받고 있다는 지적 역시 희망홀씨대출 확대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새 상품에 대한 윤곽조차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는 담보위주 대출 관행으로 저신용·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을 꺼리고 신용도에 대한 금리차별화도 미흡해 저소득자는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과도한 고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특히 지난 2003년 이후 금융회사들은 돈 되는 부동산대출과 유가증권 투자에만 열중하고 서민금융을 축소, 서민층을 30~40%의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았다.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됐던 지난 2009년에도 금융회사들은 1~5등급 우량신용층에 대한 신용대출을 6% 늘린 반면 6~10등급에 대한 신용대출을 17% 줄인 바 있다.
희망홀씨대출 역시 정부가 보증하는 보증부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희망홀씨대출은 은행 신용대출과 보증기관의 100% 보증을 받는 보증부 대출로 나뉘는데, 보증부 대출이 2건 이뤄질 동안 신용대출은 평균 1건 이뤄지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보증부 대출은 더 이상 없다"며 "은행들이 7000억원 가량 신용대출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면서 그동안 제대로 안 했다"며 "금융위기 때도 서민금융에 치중하지 않아 서민들이 대부업으로 몰려간 것 아니냐"며 은행업계를 질타했다.
그는 "햇살론보다 희망홀씨대출 금리가 파격적으로 낮을 이유는 없다"고 강조하고 "은행들이 조금만 더 신경쓰면 13%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서민금융 상품의 평균금리를 기존 신용대출 평균금리인 13% 보다 낮추라는 뜻이다.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검토 중이다. 단 정부 보증도 없이 기존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햇살론을 만들 때도 3~4달 걸렸는데 후다닥 만들면 좋을 것이 없다"며 "햇살론은 보증 비율이 85%에 달해 어느 정도 유연성이 있는 반면 희망홀씨는 전혀 보증이 안 돼 운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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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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