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잠잠하던 바이오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최근들어 지수가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며 지루한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도 바이오주는 연일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신종플루 이슈로 각광을 받았던 지난해만큼이나 바이오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차병원그룹의 차바이오앤은 8월 들어 지난 17일까지 주가가 27.18% 올랐다. 같은 기간 세원셀론텍은 9.1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케이바이오도 16.29% 상승했다. 메디포스트도 1.17% 올랐다.
이들 종목들은 제대혈 관련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나오는 탯줄 및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 다량의 조혈모세포를 포함하고 있다. 조혈모세포는 성체줄기세포의 원천으로 연구와 바이오 산업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잠잠하던 주가가 급등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외 정책적인 변화와연구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우선 지난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구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이어 국내 연구팀의 성체줄기세포 노화원인 규명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개각과 관련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지원 기대감이 더해지자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전문가들도 최근 나타나는 바이오주의 강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이 아니라 연구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나타나는 주가상승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의 패러다임 변화▲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정부의 바이오의약품 신성장동력 선정 등을 들며 하반기에도 바이오주가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삶의 질 개선에 필요한 의약 분야의 성장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 바이오 신약개발도 기대된다"며 "줄기세포 등 임상이 진행중인 바이오 신약 관련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종목은 메디포스트, 차바이오앤, 코오롱생명과학 등이다.
업체들의 고민도 비슷하다. 주가의 급등락 보다는 꾸준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관련주로 묶인 한 상장사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단타매매 수단으로만 바이오기업을 바라보기보다는 회사의 연구 진행과정을 믿고 지켜보며 투자를 이어 갔으면 좋겠다"며 바이오 업종을 단기적인 투자 대상이 아닌 장기적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 줄 것을 기대했다.
이상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신종플루 테마로 주가가 반짝 급등했다가 주가가 급락했던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조언했다.
지난해 증권가를 들썩이게 했던 '신종플루' 테마가 갑자기 급부상한 것도 여전한 바이오 업종 재료 매매라는 분석이다. 파루 중앙백신 녹십자 등 지난해 각광받았던 신종플루 테마주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 '대유행' 종식을 선언하면서 상승 탄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최근 인도에서 신종플루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투자자들은 다시 신종플루 테마를 찾았다. 지난 17일 파루 루티즈 중앙백신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이유다.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가시적 성과 보다는 단기적인 수익률에만 치중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투자 현실을 다시한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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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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