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현오 발언 파문 어디까지....인사청문회 통과하나?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및 천안함 유족 관련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오는 23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조 내정자의 공개사과와 지명철회를 촉구하는 초강경 모드에 돌입했고 여권은 당혹스럽다는 반응 속에서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 인사청문회 거부 검토...천안함 유족도 강력 반발


조 내정자는 지난 3월 경찰 대상 특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무엇 때문에 사망했느냐.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10만원 짜리 수표가,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나. 그래서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얘기해서 특검을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안함 유족에 대해 "선진국 국민이 되려면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 동물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도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조 내정자의 교체를 요구하면서 민·형사상 책임 추궁을 포함한 전방위 대응을 선언했다. 전현희 대변인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비극적으로 서거하신 전직 대통령을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로 욕보이는 패륜적 망언을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용서 못할 정치적 패륜"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일단 조 내정자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를 위해 촉구하면서 인사청문회가 실시될 경우 철저한 검증을 통해 낙마시킨다는 전략이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천안함 희생자 유족도 강력 반발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20여명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조 내정자의 공개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조 내정자의 발언 내용을 접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면서 "부적절한 인사를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는 "조 내정자가 허튼소리로 동생을 또다시 욕보이고 있다. 당장 감옥에 보내야 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혹스러운 한나라당, 여론흐름 예의주시


조 내정자의 발언 파문에 여권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본인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경찰청장으로 인식과 직무수행과 직결된 문제로 연결시킬 필요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야당의 지명철회 주장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일단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승리 → 친서민 중도실용 행보 → 8.8개각 → 8.15 광복절 기념사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국주도권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만큼 조 내정자가 낙마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해 2월 용산참사의 여파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자진사퇴 형식으로 낙마한 만큼 조 내정자의 지명철회는 매우 부담스럽다.
한나라당은 이번 파문의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호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법이 정한 절차인 인사청문회에서 조 내정자가 자격이 있는지 이번에 한 발언의 사실관계, 실체적 진실 등이 먼저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자격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신중한 반응은 조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이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언의 파문을 고려할 때 조기사퇴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관측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현 국면은 정부 여당이 재보선 이후 악화된 민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고 4대강 여론도 변경돼 가는 타이밍"이라면서 "인사청문회까지 가면 민심이 더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자진사퇴가 정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