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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산업 명장]<3>김후진 용접 명장

年 1500억 수입대체 기술개발
"재능보단 노력이 우선"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979년 경남 창원. 현장 일을 마친 한 사내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9시였다. 바로 잠자리에 눕고 싶었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책상에 앉아 책을 폈다. 공부에 대한 갈증, 열망으로 보낸 세월이 20여년. 1999년 이 사내는 대한민국 최연소 명장이 됐고, 지금 그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방위산업 전문업체 두산DST 품질기획팀의 김후진 용접 명장 얘기다.

9일 한 업체에서 강연을 마친 후 만난 김 명장은 "최고의 용접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덕분"이라며 "사람의 가치는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정해진다"고 말했다.


'노력'은 평범한 단어지만 그가 걸어온 길을 이 단어만큼 잘 표현하는 것은 없다. 1958년 경기도 용인의 한 방앗간 집에서 태어난 그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세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시절부터 점차 기울었다. 부친은 사업 기반을 서울로 옮겨 나일론 양말, 포도주 공장 등을 운영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는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친구들과 고고장을 전전했다.

백수로 시간을 보내던 그는 창원에 위치한 한백직업학교 용접과 1기생으로 들어간다. 1977년의 일이었고 이것이 명장 인생의 시발점이었다. 그는 하루 15시간씩 용접 공부에 매달렸다. 1년 후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대우중공업에 특채로 입사했다.


그는 회사에 적만 둔 채 각종 전국 기능경기대회에 경남 대표로 출전했다.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며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회사로 돌아온 그를 기다린 것은 '학력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였다.


"제가 자랑스러워한 용접일은 '3D 직종'으로 인식됐어요. 사무직과 현장직은 월급뿐 아니라 유니폼부터 달랐습니다. 제 기술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너무도 차갑더군요."


현실의 충격에 한동안 방황하던 그는 '배워야 겠다'는 결심을 한다. 김 명장은 당시를 "평생에 걸친 공부길이 시작된 거죠"라고 표현했다. 아침6시부터 밤9시경까지 일한 뒤 새벽까지 책을 붙잡았다. 몸은 고됐지만 열매는 달았다. 1981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1986년에는 창원기능대학(현 한국폴리텍VII대학) 산업설비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2007년 창원대 산업정보대학원 공학석사를 취득, 지금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노력의 성과는 현장에서 발휘됐다. 그는 2005년 알루미늄 용접기술을 활용해 모노블록(기체를 쏘아 올리는 분사장치) 국산화에 성공, 연간 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올렸다. 또 국내 최초로 3차원 정밀장비 운용이 가능한 레벨링블록을 개발해 연간 1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회사에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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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장은 인터뷰 내내 재능보다 노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노력하는 재능'이란 교과서적 교훈은 언제나 정답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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