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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잔칫집에 찬물 끼얹은 바르샤.. '그래도' 메시!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4일 FC바르셀로나와 K리그 올스타 간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스타디움 한쪽에 마련된 입장권 환불 창구는 눈에 띄게 분주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 게시판도 환불 방법을 묻는 구매자들의 질문과 성토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로 1년에 단 한 번 있는 K리그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은 바르셀로나의 무례함과 오만함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최정예멤버를 꾸려 K리그 올스타전을 치를 것처럼 계약했지만,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이끈 스페인 국가대표 전원을 제외하면서 심상찮은 전조를 보였다.

그리곤 지난 3일 저녁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이 컨디션을 이유로 "메시는 내일 출전시키지 않는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리오넬 메시의 방한에 꾹 참았던 축구팬들의 인내심은 더 이상 남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바르셀로나와 주최측인 스포츠앤스토리가 5시간에 걸친 '조율' 끝에 이날 새벽 전격적으로 메시의 출전을 약속받았다. 국내팬들은 "구걸하는 느낌이다" "K리그가 무시당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난했고 그나마 얼마 팔리지 않았던 표까지 환불 행렬을 이뤘다.

이날 발표된 관중수는 3만2581명. 6만5000여석의 관중석은 최고 명문 클럽의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간신히 절반을 채운 채 썰렁함을 드러냈고 모처럼 기분좋은 잔칫상을 기대했던 K리그 선수들과 축구팬은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하지만 '그래도' 메시였다. 이날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린 메시는 전반 29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메시는 처음 10분 간은 하프라인을 넘지 않은 채 어슬렁대며 연방 땀만 닦아내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했다. 미드필드에서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정확한 대각선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전반 47분엔 오른 측면에서 김창수를 가볍게 제친 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기막힌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역시 메시"라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메시는 하프타임에 교체아웃됐다.


메시는 비록 자신의 기량의 절반도 채 보이지 않았겠지만 세계 톱플레이어의 포스를 보여주며 조금이나마 팬들에게 위안을 줬다. 하지만 메시의 두 골을 보는 걸로 만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바르셀로나의 오만불손함, 대회 주최측의 미숙한 일 처리가 세계 16강 축구팬들의 자존심을 너무나 무참히 구겨버렸기 때문이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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