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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女월드컵 결산]진화한 여자축구, 세계 무대서 통했다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소녀 태극전사들이 2010년 여름 한국을 넘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한국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여자청소년대표팀은 한국축구가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인 1948년 런던올림픽 이후 가장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콜롬비아를 1-0으로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2010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남녀 및 연령대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1983년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위를 기록한 게 지금껏 가장 좋았던 성적이었다.

이로서 한국 여자축구도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그동안 축구계에선 "남자보다 여자가 월드컵 우승을 더 빨리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여자축구는 그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여자월드컵 본선에는 1번 밖에 오르지 못하는 등 지역예선 통과조차 버거웠다.


세계 무대는커녕 아시아 무대 우승도 힘들었다. 여자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서는 각각 3위와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결승 진출조차 요원했을 정도로 북한, 일본, 중국, 호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런 한국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나라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한국의 선전에 대해 ”매우 놀랍고 유쾌하다. 매력적인 경기력을 펼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을 2-1로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U-19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조별리그 탈락했고 2006년 FIFA U-20 여자월드컵 우승팀 북한도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경기 내용도 매우 우수했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고 홈 이점을 가진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제외하곤 스위스, 가나, 멕시코 등을 상대로 압도적으로 몰아붙이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긴 패스 위주의 선 굵은 플레이로 재미없는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미드필드를 거치는 정확하고 조직적인 짧은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했다. 상대 수비의 허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었으며 만들어 가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매끄러웠다.


선수들의 눈부신 개인 기량 성장도 돋보였다. 한국 선수들은 슈팅, 패스, 드리블 등 기본기가 탄탄했으며 신체조건의 불리함도 영리한 플레이로 극복했다. 또 매 경기 꾸준한 플레이를 펼쳤다.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던 이전 대표팀과는 달랐다.


지소연(한양여대)은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넣으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능적인 플레이와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 날카로운 슈팅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펼쳤다.


지소연은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3골을 넣어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인 첫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또 U-20 여자월드컵 단일 대회 아시아 출신 최다 득점자의 대기록을 썼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값진 결실은 한국 여자축구의 중흥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철저하게 무관심을 대상이었으나 연이어 강팀을 꺾은 데 이어 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이루자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그러나 이는 곧 한국 축구계의 숙제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축구는 앞으로 지소연을 비롯한 황금 세대들을 중심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 2015년 여자월드컵을 치러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점점 줄어들고 있는 여자축구 인프라를 키워 나가야 한다.


이번 대회의 기적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대대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뿌린만큼 거둔다는 걸 이번 대회를 통해 배웠다.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를 3위로 마감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모두가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더 발전할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면서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테니 여자축구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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