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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기업 하도급관행에 메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내달중 대기업의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 관행을 뜯어고치는 강도높은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강요와 대금결제 지연 등에 대한 제재수단이 강화되고 하도급 실태조사가 위로는 대기업의 수를 늘리고 아래로는 2,3차까지 확대된다. 또 중소기업단체에 개별기업을 대신해 납품단가 협상권한을 위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중소기업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들은 최근 마련한 2010년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추진계획과 이날 발표된 중소기업 현장실태점검 등을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 기존 '상생협력'정책을 심화,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상생협력이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자발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존 상생협력 정책을 업종별 특성에 맞도록 확산해 나가는 동시에 시장친화적인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대신 불공정 하도급거래 업체에 대한 제재수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자발적 상생확산유도..당근 채찍 병행=우선 공정위는 중소기업청, 전국경제인연합회 등과 '대중소기업 거래질서 확립 조사단'을 구성해 대기업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불공정 행위가 없는지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매년 조사하는 대형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도 올해는 1만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법위반 혐의가 높은 업체에 대해서는 현장 확인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별도로 자율적 공정거래 확산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거래 협약이행에 대해 평가해 직권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대ㆍ중소기업간 공정거래 협약 체결을 올해 20대 대기업으로 확대하고 공기업 및 지방공기업, 지역거점 중견기업의 상생협약 체결도 유도한다. 국토해양부는 '하도급대금 지급확인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발주자가 실태점검을 실시, 위반 시 시정조치 및 처분 요청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청은 수위탁거래의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대상수는 줄이되 조사대상 기업의 상위 및 하위 거래기업까지 일괄 조사하는 프로세스형 조사를 실시한다. 실태조사 기업수는 작년 3304개사서 올해는 2500개사로 줄이는 대신 '대기업 → 1차협력기업 → 2차협력기업 → 3차협력기업'으로 일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지경부와 중기청은 조합에 납품단가 협상권한을 위임하고 중소기업정책자금 확대, 외국인력흡수와 산업기능요원제도 연장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지경부는 하도급 공정거래협약 우수기업에 관련 법위반 벌점의 감경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기타 정부지원사업(국토부 공공공사 발주, 조달청 정부도달) 등에 대한 우대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경부는 서비스, 자영업등 내수업종을 경쟁력강화방안과 지방중소기업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준비 중이다.


▲정부 실태조사 "中企 경기회복 지연..하도급 문제 1순위"=기재부,지경부, 중기청 등 6개부처가 참여한 정부 합동점검단은 산업단지입주기업 562개사의 현장조사와1466개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하도급은 2차 이하 협력사와 범용기술기업에 문제가 많았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인력난을 호소했다. 자금사정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원자재 구입 등 자금수요는 증가하고 보증비율 축소 등 보증 및 대출심사가 강화돼 자금조달에도 애로가 많았다. 특히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대기업의 수출실적이 두드러진 반면 협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애로요인은 주로 하도급 거래상의 문제, 인력수급 문제, 자금조달 애로로 조사됐다고 결론내리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납품단가 인하 등의 하도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물부처 장(長)들이 연달아 대기업을 비난하고 나서 보다 강화된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28일에는 반월시화공단을 방문해 대기업의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를 '거저달라는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막말로 매년 5%씩 납품단가를 깎으라면, 10년이 지나면 거저 납품하라는 것 밖에 안된다"며 "매년 5%씩 깎으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고 법적으로도 못하게 돼 있지만, 계약을 서류로 안하고 구두로 하다보니 그런 게 많다"고도 했다. 최장관은 최근 삼성 현대차 등 구체적인 대기업을 거론하면서 성과독식,상생부족 등을 질타했다.


김동선 중기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경쟁력의 근간인 하청업체에 대기업이 올린 수익이 과연 어느 정도나 배분되는가. 대기업 오너가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특정 대기업에 종속되면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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