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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석 부회장의 뚝심, 오바마 대통령에게 통했다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LG화학이요? 뭐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하고 관련된 회사 아닌가요?"


일반인에게 낯설은 전형적인 B2B 기업인 LG화학에겐 언제부터인가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5일 미국 미시간주 'GM 시보레 볼트'에 공급될 LG화학 2차전지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LG화학에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프리미엄 가치가 얹혀진 것이다.

LG화학의 브랜드를 글로벌 무대에 끌어올린 뒷심엔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이 중심에 서 있다.


김 부회장이 지난 27일 저녁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회장은 "GM이 전기차 배터리를 필요로할 때 맞출수 있었던 것이 성공 전략"이라고 꼽았다.

2차전지에도 그의 경영철학인 ▲남보다 먼저 ▲남보다 빨리 ▲남보다 자주라는 '스피드 경영'이 고스란히 적용됐던 것이다. 그는 "경쟁사보다 2차전지 기술을 상용화하는 시간을 1~2년 단축하려던 무리한(?) 목표로 인해 결국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인 GM과 포드와의 계약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경쟁사가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포기할 때도, 일본 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먼 미래'라고 안심하고 있는 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치않고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김부회장의 좌우명은 '정말 고민하면 해결 안될 문제가 없다'이다. 한마디로 포기를 모르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10년 간, LG화학은 2차전지를 선점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을 치뤘다. 2006년 LG화학의 CEO로 첫발을 내딛은 김 부회장은 참으로 막막했다. 초반 기술개발을 위해 R&D 등에 투자했던 것이 2005, 200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 2007년 LG그룹은 2차전지 사업은 화학회사가 아닌 전지회사에서 개발해야 한다며,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부를 매각할 움직임도 보였지만 그의 '뚝심경영'이 오늘의 2차전지를 지킨 셈이다.


김 부회장은 R&D에 대한 투자의 고삐를 더욱 부여잡으며 2차전지는 화학회사에서 개발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용했다. 블루투스, 휴대폰, 노트북 등 소형 2차전지가 가볍고,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기 위해 배터리 물질을 화학회사에서 개발해야 한다는 것. 지금은 세계적 화학회사인 바스프, 다우, LG화학 등이 2차 전지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게 됐다.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한 LG화학 김 부회장은 자신이 CEO로 재직한 지난 5년보다 앞으로의 5년에 더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LG화학은 매년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다 앞으로 신사업인 자동차용 전지와 LCD 유리기판 사업 등이 얼마나 더 이익에 기여를 할 것인가를 지켜보면 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투자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연적"이라며 2차 전지를 비롯한 신성장 동력에 대한 무한 투자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에 관해 "10년 안에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김 부회장은 세계 중심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에 대한 사업확장 계획이 큰 편이다. 그는 "(LG화학이란) 회사의 주인은 한국 사람이지만, 중국에 10개의 공장을 가지고 회사 제품의 40% 이상이 중국에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중국시장에 주력할 것을 밝혔다.


한편 그는 CEO로써의 자신을 "가장 사원을 사랑하고, 시간은 우리 회사 잘 되는데 쓰고, 이런 면에서 난 모범적 CEO"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군더더기 없이 소박하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말이란 느낌이 든다. 이러한 힘들이 모여서 오늘날 LG화학을 글로벌 브랜드 반열에 오르게한 반석(盤石)이 되는가 싶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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