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마스터스 우승 앞세워 '넘버 1' 도약, 상금랭킹 1위도 접수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지존' 신지애(22ㆍ미래에셋)가 드디어 '골프여제'를 향한 본격적인 진군에 돌입했다.
신지애는 27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325만 달러) 우승을 토대로 마침내 1위(10.66점)를 탈환했다.
로레나 오초아의 은퇴(멕시코)와 함께 곧바로 '넘버 1'에 등극했다가 미야자토 아이(일본)의 스퍼트에 밀려 4위까지 주저앉았던 신지애로서는 무엇보다 의미있는 전리품이다. 미야자토가 2위(10.25점), 크리스티 커(미국)가 3위(10.18점)로 한 계단씩 하락했다.
신지애에게는 이 대회에서 모건 프레셀(미국)과 72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버디를 솎아내 역전우승을 일궈냈다는 것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올 시즌 무관의 설움을 한 방에 털어버리는 동시에 '파이널 퀸'이라는 명성까지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 대회 우승상금 48만7500 달러는 또 '4승 챔프' 미야자토를 넘어 순식간에 상금랭킹 1위(117만 달러)로 올라서는 동력이 됐다.
그동안 미야자토의 기세에 눌렸던 신지애가 대반격을 펼칠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신지애는 사실 올해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부진을 거듭했다. 한수 아래로 여겼던 미야자토가 4승을 쓸어담는 돌풍을 그저 지켜봐야했고, 메이저대회는 청야니(대만ㆍ나비스코)에 이어 크리스티 커(미국ㆍLPGA챔피언십)와 폴라 크리머(미국ㆍUS여자오픈) 등 '미국군단'이 강세를 보였다.
신지애는 지난달 스테이트팜클래식을 앞두고서는 맹장 수술로 2개 대회에 불참해야 하는 악재까지 쌓였다. 하지만 신지애의 저력은 서서히 빛을 발했다. LPGA 챔피언십공동 3위에 이어 코닝클래식 5위, US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 등 우승권에 근접하며 실전 샷 감각을 참았고,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컴퓨터 아이언 샷'을 앞세워 프레셀을 격침시켰다.
국내 팬들이 신지애가 29일 밤 잉글랜드 로열버크데일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마지막 여자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빅매치 2연승'을 달성하기를 고대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신지애의 이 대회 우승은 세계랭킹 1위와 상금랭킹 1위 굳히기는 물론 올해의 선수상 등 명실상부한 '골프여왕'으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직결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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