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모라토리엄]왜 이 지경까지 왔나?

이재명 시장 “무리한 사업추진 빚은 결과”…호화청사 짓는데도 사용돼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용해 사용한 금액 중 LH에 납입해야할 돈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성남시가 왜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밖에 없는 지경까지 왔을까?

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성남시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시장이 밝힌 성남시 재정상황을 살펴보면 2010년 예산은 지난해보다 5354억원이 줄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23%가 1조7577억원이다.

이는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방세인 취득세와 등록세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성남시 재정자립도도 2008년 74%였던 것이 지난해 70.5%로 감소했고, 올해 67.4%로 악화됐다.

이처럼 재정상황이 악화되자 성남시는 부족한 일반회계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 4년간 판교 택지개발사업을 위해 세운 판교특별회계 예산 5400억원을 전용했다.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용한 금액은 지난 2007년 1000억원, 2008년 1000억원, 2009년 2900억원, 올 상반기 500억원 등 5400억원이다.

이시장은 “전임 집행부가 신청사 건립과 공원로 확장공사 등 ‘불요불급’한 거대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용한 돈으로 지난 4년간 공원로 확장공사에 1000억원, 도촌-공단로간 도로공사 등에 1000억원, 은행2동 주거환경개선사업정비기금 등에 1400억원 등을 사용했다.

또 판교특별회계 전용금은 호화청사 논란을 빚은 신청사 건립비용에도 사용된 것으로 새 집행부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야당 시의원들은 호화청사를 짓느라 집행부가 일반회계에서 판교 특별회계 수천억원을 청사 건립비로 사용했다고 문제제기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즉, 전임 집행부가 무리하게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용해 사용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시장은 판교특별회계 전용금액 5400억원 중 상환해야 하는 공동공공사업비(기반시설 설치비등) 2300억원과 판교택지개발에서 발생한 초과수익 부담금 2900억원 등 모두 5200억원을 못갚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시장은 “5200억원은 올해 일반회계 45%에 달하는 금액이며 연간 가용예산의 1.5배에 이른다”며 “7월 정산이 끝나면 일시변제 또는 단기간 변제가 불가능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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