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투자주체 부재..7월 스페인 자금부족도 우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국내증시가 언제까지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재정여건 및 펀더멘털이 뛰어난 국내증시에 대해 섣부른 기우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글로벌 증시와의 괴리가 벌어질대로 벌어진 현 상황에서 약세론자들이 늘 걱정하는 부분이다.
6월 한달간 코스피 지수는 5.5%의 상승세를 보이며 연고점을 타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증시가 연저점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내려앉았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증시의 상승세에 그야말로 입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증권사 데일리 리포트를 보면 시장전망에 다소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박스권 돌파 및 강세론을 주장하던 증권사들은 박스권 돌파를 위한 시간 및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살짝 톤을 낮췄다. 코스피 지수가 이미 5거래일 연속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난 밤 미 증시 흐름에서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수차례 반복한 끝에 결국 약보합권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장중 내내 먹구름을 드리웠던 가운데 반등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잘 나가던 국내증시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글로벌 경기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유럽위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경기'로 쏠렸고,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이 견조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었지만, 글로벌 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증시 역시 잠시 멈춰선 것이다.
제조업 경기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 및 소비지표가 이를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투자자들 역시 안도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발표되는 주요 경기지표들이 대부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고용부문인데,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지표 부진'이라는 악재의 언덕을 한고비 넘긴다 하더라도 뒤에는 스페인이 버티고 서있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5월 이후 코스피 지수는 미국보다 유럽증시와 더 유사한 패턴을 보였는데, 이는 한국 금융시장이 유럽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스페인이 7월 약 126억유로의 자금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일시적인 시장 충격이 나타날 경우 국내증시도 고스란히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증시를 상승세로 이끄는 투자주체가 연기금과 프로그램 매수세라는 점에서 보더라도 추가 상승에 나서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연기금은 저가매수 경향이 강한 만큼 연기금의 매수에 대해 연속성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추세를 이끌지는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시장이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나 기관 등 뚜렷한 매수주체가 존재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진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분기말을 맞이해 윈도드레싱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지만, 높아지는 펀드환매 압력으로 인해 기관의 매수세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투신권의 윈도드레싱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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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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