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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 두 편의 영화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되새긴다.
지난 16일 개봉한 '포화속으로'와 23일 재개봉한 '작은 연못'이 그 주인공들이다. 두 작품은 모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영화화해 화제를 모았다.
흥미로운 건 '포화속으로'와 '작은 연못'이 여러 면에서 서로 상반된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전쟁을 반대하고 이데올로기적인 치우침을 피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다루는 실제 사건, 제작 방식, 영화적 의미, 배급 방식까지 전혀 다르다.
'포화속으로'는 남하하는 북한군에 맞서 포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71명의 학도병 이야기를 그리며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반면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 당시 행해졌던 미군의 무차별 양민학살 사건 중 하나인 노근리사건이 소재다. 애국심보다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반전영화다.
◆ '포화속으로', 71명 학도병의 희생을 기리다
'포화속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제작된 최대 규모의 전쟁영화다. 총제작비가 110억원이 넘고 빅뱅의 탑을 비롯해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국내 3대 영화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개봉 10일 만에 전국 150만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블록버스터급이라 할 수 있다. 대중을 위한 영화이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우파 영화도, 좌파 영화의 길도 택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상업영화의 관습을 따르는 이 영화는 액션영화의 룰을 그대로 따르며 대중의 흥미를 끌어올린다.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표현방식에 따라 찬반논쟁이 있을 수도 있지만 71명의 학도병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2010년 6월 25일, '포화속으로'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어린 학도병들의 고귀한 애국심을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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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연못',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영화
'작은 연못'은 전쟁이 남긴 끔찍한 비극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는 영화다.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로서는 독특하게 북한군이 등장하지도 않고, 아군과 적군 혹은 선인과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상부 지시에 따라 이유도 모르고 방아쇠를 당겨야 했던 미군이나 영문도 모른 채 총알받이가 됐던 양민들이 있을 뿐이다.
대중적인 취향의 상업영화를 거부한 '작은 연못'은 자주 제작 시스템으로 완성한 독특한 작품이다. 300명이 넘는 배우와 스태프가 '노 개런티'로 참여해 5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11억원으로 줄여 8년에 걸쳐 틈틈이 완성했다.
문성근 송강호 유해진 김뢰하 문소리 등 유명 배우들은 노 개런티도 모자라 회식비용을 지출해 가면서 현장 분위기를 독려했다. 개봉 후에는 배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필름 구매캠페인'을 열어 관객 3734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다. 진정한 의미의 독립영화인 셈이다.
두 달 만에 재개봉한 '작은 연못'은 현재 전국 10개 내외 상영관에서 상영 중이다. 국내에서 제작된 전쟁 영화 중 가장 독특한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이 영화는 '반전'을 조용히 외치며 평화를 염원한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하지하책인 반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야말로 상지상책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충무로의 영화인들은 이렇게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며 평화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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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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